독특한 모양과 강한 시트러스향…‘불수감’ [디지털농업 I 이색 작목]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 3월호 기사입니다.
노란 열매가 손가락처럼 갈라진 데다 울퉁불퉁한 표면까지 외계 생명체를 떠올리게 하는 불수감. 부처의 손가락을 닮았다고 해 ‘불수감(佛手柑)’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손가락 감귤’이라고도 불린다.

불수감나무는 운향과 감귤속 식물로 인도 지역이 원산지인 아열대성 수종이다. 우리나라에는 100여 년 전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도입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로 중국 동남부 지역에서 생산되던 과일인데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최근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서도 재배된다.
활활 타오르는 횃불처럼 독특한 모양을 가진 불수감은 영양 성분과 효능도 우수하다. 비타민C가 많이 함유돼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며, 플라보노이드계 성분인 헤스페리딘은 혈압 안정 효과가 있어 고혈압과 저혈압에 도움이 된다. 항암 효과가 있는 리모노이드 성분도 들어 있다.
불수감의 가장 큰 특징은 모과처럼 향이 강하다는 것으로 집 안 가득 천연 시트러스 향이 퍼진다. 하나만 둬도 웬만한 디퓨저보다 발향력이 좋다. 이런 특징과 특이한 열매 모양 때문에 관상용으로도 많이 재배한다.
섭취 방법은 열매를 채 썰어 설탕과 일대일로 섞고 청을 만들어 차로 마시거나 건조해 달여 먹는 것이다. 불수감 모양 그대로 혹은 썰어서 소주 등에 넣어 담금주를 만들기도 한다.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레몬이나 유자처럼 껍질을 긁어내 제과·제빵, 샐러드드레싱에 향을 더하는 용도로 쓴다.

새로 나온 가지는 녹색이나 성숙함에 따라 청회갈색으로 변하며 세력이 강한 가지는 가시가 크게 발생하나 세력이 안정되면 가시는 작아진다. 꽃은 가지의 끝부분에 피고 한 송이 또는 여러 송이가 원추화서를 이루며 꽃잎은 5개고 흰색이다. 열매는 한 개당 무게가 200~700g이며 10월 중순에 착색되기 시작해 12월 중순에 완전한 착색으로 황금색을 띤다.
전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불수감엔 씨앗이 없어 접목이나 꺾꽂이(삽목) 같은 영양번식으로 묘목을 만든다. 영양번식 중 불수감은 꺾꽂이가 매우 잘돼 꺾꽂이로 대량 번식이 가능하다. 대목은 주로 탱자나무를 사용하며 다른 감귤나무를 이용할 수 있으나 수종 간에 친화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접목은 절접(쪼개접)의 경우 이른 봄 생육 개시 직전에 하는 것이 좋으며 그 이후 8월까지도 가능하다. 아접(눈접)은 수피에 수분 이동이 원활해 수피가 잘 벗겨지는 6월부터 한다.
꺾꽂이한 불수감은 보통 15~20일이 지나면 뿌리가 내리고, 흰색의 뿌리가 황색으로 변하는 40일경에 모종을 화분에 이식해 양분과 수분 관리를 하면 2년 후 개화한다.
심씨는 아직 재배 매뉴얼이 정립되지 않은 작물이라 재배법과 관리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밖에 없었고 병해충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불수감을 수확해 수익을 거두기까지 3~4년이 걸렸다.
현재 1650㎡(500평) 규모의 농장에는 열매가 활짝 핀 모양의 ‘개불수’와 꽃봉오리처럼 오므라진 ‘권불수’ 두 종류가 100여 그루 재배된다. 불수감은 물을 좋아하는 작물이지만 과습 상태가 되면 병해충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하절기에는 1주일에 한 번, 동절기에는 2주일 간격으로 관수한다. 또한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친환경 약제를 살포한다. 토양은 산도(pH) 6.5~7을 유지하며 퇴비는 깻묵(유박)을 섞어 1년에 두 번 공급한다.
가장 어려운 건 판로 개척이다. 심씨는 “처음엔 판로 확보를 위해 여러 지역으로 발품을 팔며 동분서주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직거래하고 서울 가락시장과 고급 식당 등에 납품한다”고 설명했다.불수감은 베르가못과 레몬 향기가 섞인 것 같은 강렬한 향으로 향수나 화장품의 원재료로 활용할 만한 데다 관상용으로 키우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아 앞으로 소비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글 이소형 | 사진 농민신문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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