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소녀는 1970년대 광고계를 휩쓴 대표적인 ‘CF퀸’이었다. 당시 일반적인 광고 출연료가 10만~20만원 수준이던 시절, 그는 광고 한 편에 무려 2000만원을 받았다고 직접 밝혔다. 자신이 살던 여의도 40평대 아파트 가격이 약 1400만원이었다고 하니 광고 한 편으로 아파트 한 채 이상을 살 수 있었던 셈이다.
광고 출연료로 기네스북까지 오른 전성기

1954년생인 정소녀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1972년 연극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MBC 공채 탤런트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1975년 TBC 연기대상을 수상하고 ‘쇼쇼쇼’ MC까지 맡으며 배우와 방송인을 넘나드는 스타가 됐다. 특히 제과와 커피, 화장품 등 광고가 줄줄이 들어오면서 몸값이 빠르게 치솟았고, 높은 광고 출연료로 한국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 돈으로 빌딩 여러 채 샀다”

전성기 수입 역시 상당했다. 정소녀는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광고로 번 돈을 어떻게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빌딩 여러 채를 샀다”고 털어놨다. 당시에는 자신이 받는 돈이 얼마나 큰 액수인지 체감하지 못했지만 훗날 돌아보니 엄청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1980년대에는 허참과 ‘가족오락관’을 진행하며 안방극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화려했던 재산, 잘못된 투자로 사라져

하지만 막대한 수입이 그대로 남은 것은 아니었다. 정소녀는 가족과 함께 재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투자 권유를 받아 손해를 봤고, 결국 가지고 있던 빌딩들을 잃었다고 밝혔다. 직접 사업에도 도전했지만 기대만큼 잘 풀리지 않았고,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까지 겹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60대에 다시 받은 ‘금융설계사’ 명함

더 놀라운 것은 이후의 행보다. 정소녀는 2017년 서울의 한 보험사 지점에서 신입 금융설계사로 근무하며 직무교육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한때 광고 한 편으로 당시 아파트 한 채보다 많은 돈을 벌고 빌딩 여러 채를 소유했던 스타가 다시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새로운 직업에 도전한 것이다. 이후 방송 출연도 병행하며 연예계와 일상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전성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출연료를 받았고, 그 돈으로 빌딩까지 여러 채 마련했지만 잘못된 투자로 상당 부분을 잃었다는 정소녀. 그러나 그는 과거의 화려함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일을 배우며 또 다른 인생을 시작했다. ‘70년대 CF퀸’에서 금융설계사까지, 정소녀의 인생은 한 번의 성공보다 다시 시작하는 힘이 더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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