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 전기차 소재기업으로 탈바꿈
청주에 신규 라인 증설
현대모비스와 공동 연구도
日 주도 시장에 '도전장'
2차전지 기업에도 공급
"더 얇게 만드는 기술 강점"

국내 유일의 '커패시터' 필름 제조업체 삼영(회장 이석준·사진)이 전기차와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의 본격 양산 체제를 갖추고 국내 최대 2차전지 제조사에 공급을 추진한다.
삼영은 지난 19일 충북 청주에서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 신규 생산라인 준공식'을 열고 전기차용 커패시터 필름 생산을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석준 삼영 회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만나 "이번 신규 라인 증설을 통해 수율과 품질을 대폭 향상시키고, 수익성 극대화는 물론 세계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글로벌 전기차용 커패시터 필름 시장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지만 삼영이 지배력을 키워 일본 과점 체제에 균열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영은 전기전자 핵심 소재인 커패시터 필름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커패시터는 '전기를 담는 그릇'으로 저장해둔 전기를 필요한 때 방출해 전자제품의 원활한 작동을 돕는다. 일반 가전제품을 비롯해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 커패시터를 감싸는 필름은 일본 도레이첨단소재와 오지제지가 전 세계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삼영은 세계 시장 점유율 10%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극소수 업체만 제조할 수 있는 이 커패시터 필름은 최근 전기차의 인버터 핵심 소재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 특히 극초박막 필름은 현재 전동화가 진행 중인 전기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을 거쳐 드론, 소형 비행기, 소형 선박, 도심항공교통(UAM)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방산용 장비 등으로 그 사용처가 급속히 확장되는 추세다.
삼영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마르샹트사로부터 최신 설비를 도입해 최근 설치와 시험 가동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기존 3개 생산라인을 포함해 월 1000t의 커패시터 필름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삼영이 생산하는 극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고용량 배터리에 사용된다. 조영한 삼영 대표는 "커패시터 필름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얇은 두께의 필름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올해 11월 2㎛대 필름 생산을 시작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은 현재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조 대표는 "신규 라인 장비 가격이 대당 300억~500억원으로 고액인 데다 장비 제조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해 장비 조달 리드타임이 3.5~5년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박막 기술의 고난도 등 커패시터 필름 산업 특성상 신규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 시장 확대에 따른 공급량은 기존 메이저 업체에 할당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영 연구소는 작년부터 2025년까지 정부 지원 국책사업인 그린카 전력 변환장치 개발 과제로 2.0㎛ 고내열성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 개발을 뉴인텍과 산학 협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규 라인을 이용해 양산화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모비스가 수요 기업으로 참가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될 경우 곧바로 완성차에 적용될 수 있다. 조 대표는 "향후 전기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의 두께는 갈수록 더 초박막화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삼영이 제조하는 커패시터 필름은 2차전지 전극 연결용 접착테이프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삼영은 최근 2차전지 전극을 감싸는 용도의 필름 제품 샘플을 제공해 테스트하고 있다.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
생활가전에 사용되는 콘덴서 및 친환경 에너지에 사용되는 인버터, 친환경 자동차 콘덴서의 핵심 소재다. 필름을 얇게 높은 수율로 생산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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