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진작가 린 쯔펑이 소년, 베를린, 그리고 렌 항과의 첫 만남에 대해 말한다.

린 쯔펑(Lin Zhipeng)(aka 223)의 지난 베를린 전시는 2020년 마이그란트 버드 스페이스(Migrant Bird Space)에서 열렸다. 동료 렌 항(Ren Hang), 뤄 양(Luo Yang)과 함께한 전시 ‘China Fever’는 어떻게 이 세 사진작가가 중국 사진계의 재탄생에 기여했는지 보여줬다. 이들은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젠더 규범에 질문을 던지며 시야를 확장시켰다. 서구의 시선으로 바라본 중국의 거칠고 억압적인 이미지에 맞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셋은 자유가 보는 이의 눈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여름, 마이그란트 버드 스페이스에서 223의 첫 개인전이 열린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주제에 헌신하는 전시다. “소년들…” 223은 생각한다. “각자가 독특한 기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소년들, 빛나는 소년들, 용감한 소년들, 소심한 소년들, 다정한 소년들, 남성적인 소년들… 다양한 소년들이 있다.” 갤러리 벽을 둘러싸고 연극처럼 펼쳐지는 223의 전시 ‘Boys Boys Boys’는 강렬한 조명 사이로 장난스러운 우울감이 풍기는 사진들로 가득하다. 223의 삶과 연애가 그의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의 사진은 촉각, 후각, 미각을 즉시 자극하며, 우리가 때로 기억이 되고나서야 그 순간의 가치를 깨닫는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지난 2020년 베를린에서 렌 항과 뭐 양과 함께 전시한 것은 어땠나.
익숙하고도 생경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전에 중국에서 전시를 함께 해본 적도 있다. 렌이 세상을 떠난 이후, 자유롭고 무모하게 지내던 우리의 날들이 아주 멀게 느껴진다. 그가 그립다. 베를린 전시는 오래된 친구들의 재회 같았다.
렌은 어떻게 알게 됐나.
사실 한 번도 얘기해 본 적 없는데, 2005년이었다. 렌 항이라는 팔로워가 내 블로그에 댓글을 남겼다. 그 후에도 그는 종종 댓글을 남기곤 했는데,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2년 후인 2007년, 새집이 된 베이징에서 아트 페어가 열려 방문했다. 아주 강한 북동 억양으로 시 낭송을 하는 학생이 있었고, 거기에 완전히 사로잡혀 버렸다. 낭송이 끝나고 그 학생이 내게 다가와 수줍게 인사를 했다. “내 이름은 렌 항이야.” 그게 우리 우정의 시작이었다.

렌 항의 온라인 매거진 ‘Moon’에서 일한 적이 있다.
맞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핑크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한 번은 그가 내 몸에 핑크 색상 페인트를 뿌렸다. 그걸 찍은 게 ‘Moon’ 창간호 표지에 쓰였다. 몇 권을 더 함께 만들었지만 이후 렌은 그만의 세계를 탐험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뤄 양은 ‘Girls’ 연작으로 유명하다. 당신의 ‘100 Boys’ 연작과 함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를 해볼 생각은 없나?
뤄의 초상화는 뛰어나다. 도시 미학의 시선으로 중국 젊은 이들을 관찰해 신세대의 삶을 조명했다. 뤄는 지난 15년 동안 그만의 페미니스트 시각을 발전시켜 오기도 했는데, 이건 그 어느 남자 사진작가도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다. 뤄의 ‘Girls’ 프로젝트는 내 것에 비해 진지한 면이 있다. 내 프로젝트는 공연적인 편이고 장난기가 담겼다. 난 남자들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중국의 게이 연애를 담는 일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
몇십 년 동안 유스컬처를 담고 있다 보니 그 행동과 태도의 변화도 목격해 왔다. 중국 내 게이 커플은 당당해졌고 범성애자도 전보다 많이 보인다. 내 사진은 그 변화를 포착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들 사랑 이야기에 다른 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는 거다. 사랑에는 굴곡이 있으며, 자연스럽게도 사진 속 많은 커플이 이제는 헤어졌다.
촬영 대상은 어떻게 찾나.
대부분이 내 친구다.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어서, 보통 내가 친숙한 사람을 렌즈에 담는다. 지난 몇 년 동안 어쩌다 한 번씩 캐스팅 콜로 촬영을 한 적도 있긴 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확장하는 재밌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베를린살이를 즐기고 있나.
베를린은 지금 유럽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다! 베를린의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은 다른 도시와 구별된다. 도시의 차가운 분위기와 산업적인 파사드와 대비되어 더 놀랍다. 거리를 가득 메운 그라피티와 그것의 투박하고 태연한 미학이 좋다.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 무질서한 날 것의 에너지를 내뿜고 있는 것이 좋다. 빨리 베를린으로 돌아가고 싶다!
어린 시절은 어땠나.
평범했다고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일본 만화에 심취해 그림을 독학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미술을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사진 수업을 듣던 누나 어깨너머로 사진을 배웠다. 대학 졸업 후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며 부업으로 사진을 찍었다. 거기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집에서 특별히 예술을 공부한 적이 없지만 부모님은 내가 자유롭게 자랄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요즘 영감은 어디서 얻나.
물론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같은 우상 사진작가도 있지만,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에서 본 사진들에서 영감을 많이 더 편이다.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이들이 찍은 것이 대부분인데, 그 일상적인 장면들이 내겐 매력적이다. 잡지에서도 영감을 종종 얻는다. 에디터로 일하던 시절 때문인 것도 같다.
가장 좋아하는 잡지가 무엇인가.
너무 많다! i-D와 퍼플(Purple)을 특히 좋아하고, 일본 잡지 휴지(HUgE)는 한동안 내 최애 잡지였다. 요즘에는 새로운 독립잡지에 손이 많이 간다. 잡지는 정말 독특한 매체다. 소설이나 사진집과 완전히 다르다. 잡지는 다양한 요소, 스타일, 창작자를 한 데 아울러서 보다 발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당신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사진집 몇 권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는 활동 20주년을 기념하는 큰 프로젝트다. ‘100 Boys’도 출판할 예정인데, 일종의 정점 같은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베를린 전시과 이 프로젝트들 통해, 미묘하고도 폭로적인 방식으로 소년들의 무한한 성격을 드러내 보이고 싶다.
‘Boys Boys Boys’는 2023년 8월 18일부터 베를린 마이그란트 버드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All images © Lin Zhipeng (aka 223)
에디터 Alex Merola
번역 Jiyeo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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