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44억원짜리 치료 받고 돌아간 중국인이 낸 금액
외국인 실손보험
외국인 가입자들의 실손의료보험 손해액과 손해율이 크게 늘고 있다. 손해액이 늘었다는 것은 질병이나 사고에 따른 병원 진료 및 치료, 수술비로 보험사들이 지급하는 보험금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보급여 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은 중국인으로, 같은 기간 한 사람이 4억 원에 달하는 의료비 혜택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외국인 실손보험 동향을 살펴봤다.
◇중국인 대상 건보 재정수지 4000억원 적자
국내 의료 혜택을 보기 위해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외국인 수는 급증세다. 실손보험 외국인 가입자는 작년 7월말 기준 51만9163명에 달한다. 2018년(34만7576명)과 비교해 5년여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외국인에게 지급된 보험금은 6672억원이다.
이중에서도 전체 외국인 가입자 중 70.5%(36만 6126명)는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6년여간 외국인의 실손의료보험 발생손해액 7683억원 중 6191억원(80.6%)이 중국 국적 외국인에 의해 발생했다.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역시 중국은 110.2%(2023.7월)로 전체 3위다.
중국인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건강보험공단이 이들에게 지급한 진료비가 더 많아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17년 이후 외국인 국적별 건강보험료 부과 대비 급여비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가입자 수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중국만 재정 수지가 적자였다.
지난 2018년 중국 국적의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부과한 보험료는 3766억 원인 반면, 지급한 급여비는 5275억 원으로 1509억 원 적자가 발생했다. 이어 ▲2019년 987억 원 ▲2020년 239억 원 ▲2021년은 109억 원 ▲2022년 229억 원의 재정 적자를 냈다.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것으로 조사된 60대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43억9000만 원어치의 진료를 받고, 이 중 약 39억5000만 원을 공단이 부담했다. 심지어 건강보험 가입자 1명에 피부양자 10명을 등록한 외국인도 있었다. 일부 외국인 환자들이 기존 병력을 숨기고 보험금을 받아간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한국 건강보험과 민영보험 빼먹는 법’이라는 내용의 영상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빌리빌리나 바이두 등에 ‘하오양마오(薅羊毛)’를 검색하면 한국 국민건강보험 가입 방법부터 이용 후기, 병원 정보 등을 알려주는 게시글이 다수 뜬다. 하오양마오(薅羊毛)는 양털 뽑기란 뜻으로 ‘본전 뽑기’를 말한다. 한국 건강보험 본전 뽑기 노하우가 중국 내에서 널리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제2의 실손보험, 심해지는 적자
중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손해액은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국내 외국인 실손보험 현황’에 따르면 작년 1~7월 외국인 실손보험 발생 손해액은 1072억원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1%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 실손보험 발생 손해액 증가율은 2021년 14.2%에서 2022년 9.2%로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고 있다.
손해율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실손보험의 외국인 가입자 손해율은 2022년 95.8%에서 작년(1~7월 기준) 104.3%로 8.5%포인트 증가했다. 실손보험 내국인 가입자의 손해율은 같은 기간 101.3%에서 104.5%로 3.2%포인트 늘었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가져가는 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해율 1위는 몽골인(119.9%)이지만 몽골 국적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수는 4878 명(0.9%)에 불과하다. 손해율 2위인 미국인 가입자 수도 1만 5414명(3%)에 그친다. 중국의 손해율은 2021년 103.7%, 2022년 100.5%, 2023년 7월까지 110.2%로 3년 연속 손해율 100%를 넘었다.
이런 외국인들을 방치하면 내국인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 실손보험 가입 시, 피부양자 관련 체류 요건을 강화하도록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과 보험사별 인수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