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읍성,
역사와 꽃이 함께 피어나는 봄 산책길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동상리에 자리한 청도읍성이 늦봄, 작약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맞아 조용한 봄꽃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청도읍성은 고려 시대부터 축성된 평산성으로, 현재 성벽 일부와 기저만이 남아 옛 성곽의 윤곽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작약이 피는 5월이면 이 역사적인 공간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지닌 작약은 선덕여왕의 일화로도 잘 알려진 꽃으로, 오래전부터 여성들의 자수 문양에 등장해 친근하게 다가오는 존재다.

청도읍성 일대에 조성된 작약 정원은 다른 작약 꽃밭과 색다른 자줏빛으로 물들며 성벽 아래 풍경을 수채화처럼 그려낸다.
청도군에서는 별도의 홍보 없이도 SNS와 입소문을 통해 관광객들이 하나둘 찾아오며 ‘숨은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곳의 작약 명소는 성벽 위보다는 선정비군 비석군이 위치한 아래쪽에 자리한다.
조선시대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푼 관리를 기리는 비석들이 늘어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초록 잔디와 붉게 피어난 작약꽃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역사적 무게감과 자연의 생명력이 함께 어우러져 여느 꽃길과는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청도읍성은 매년 3월 ‘청도읍성 밟기’ 행사가 열리는 등 지역 전통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 바퀴 돌면 건강, 두 바퀴 돌면 장수, 세 바퀴 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설화 속 문장을 따라 천천히 성곽 길을 걸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인근에는 청도 와인터널과 청도 프로방스 등 관광지도 자리하고 있어, 하루 일정으로 구성하기에 적절하다.

분홍빛 작약이 수줍게 피어나는 이 계절, 북적이지 않는 봄꽃 명소를 찾고 있다면 청도읍성을 고려해볼 만하다.
조용한 역사와 은은한 꽃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걷는 봄날의 산책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