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아니네?"…10만원 면접족보도 불티, 중국 최고 인기학과는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9. 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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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중국 대학 내에서 취업에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가 보장되는 일부 학과로 학생들의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현지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교육과학원 추자오후이 연구원은 "전공이 취업에 중요해지고 전공 변경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대학생 숫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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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난 가중되며 인기학과 집중현상 가속화…
창안대선 기계공학과 학부생 절반 컴공과 전과 신청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중국 대학 내에서 취업에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가 보장되는 일부 학과로 학생들의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현지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학과 선정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 물가를 감안하면 상당한 고가의 족보를 사고 파는 경우도 있다. 철옹성 같은 중국 명문대 순위가 취업난을 계기로 학과 중심으로 일부 재편될 분위기도 읽힌다.

14일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알리바바의 AI(인공지능) 기반 정보검색플랫폼 쿼크(Quark)의 2023년 가오카오(중국 대입시험) 자원봉사자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가장 인기있는 중국 대학 전공은 단연 컴퓨터공학 등 컴퓨터 관련 학과"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9월학기 대학 입학은 6월 진행되는 대입시험인 가오카오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전공 역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우선 배정된다. 전공 신청은 물론 기존 학부생들의 전과 경쟁도 치열하다. SCMP는 중국 시안 창안대학 기계공학과 학부생 A군의 사례를 전했다. 그는 기계공학과 학생이지만 1학년을 마치고 컴퓨터공학과로 전과에 성공했다.

A군은 "480명의 학부생 중 컴퓨터공학과로 전과를 신청한 학생은 무려 절반에 달했다"며 "성적을 기준으로 전과 여부를 결정해주는데 전과에 성공한 사람은 전공성적 2등인 나를 포함해 두 명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등학교 때조차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호학과가 결정되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이유는 바로 취업과 급여다. 베이징 싱크탱크 21세기교육연구소 슝빙치 소장은 "취업자원(일자리)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는 안정적인 취업을 추구하고, 인기있는 학과로 편입을 원하고 있어서 문턱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구열과 명문대 선호가 높은 중국에서 오랜 기간 전공은 '불문'이나 마찬가지였다. 일단 명문대에 들어가고 전공은 필요에 따라 학교 내에서 바꾸면 된다는 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지속되는 중국의 취업난은 이 상식도 바꿔놓고 있다. 중국교육과학원 추자오후이 연구원은 "전공이 취업에 중요해지고 전공 변경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대학생 숫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장서는 학과변경 면접 '족보'까지 매매되고 있다. 쿼크에 따르면 일부 성공 학생들은 최대 500위안(약 9만5000원)에 성공비결을 사고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전매대 학생 중국어교육과 B양은 SCMP에 "광고전공으로 학과 변경을 신청할 때 이 족보를 살까 고민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고, 나보다 성적이 낮았지만 이 족보를 산 친구가 학과 변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B양은 "현재 내 전공분야에는 일자리가 거의 없고 졸업 후 관련 업무에 종사할 기회도 거의 없다"며 "우리 학과에서 남고 싶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광고나 저널리즘 등 주류전공은 매우 붐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공을 바꾼다 해도 취업길이 쉽게 열리는 건 아니다. 대기업들의 과도한 인턴십 요구로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몰리며 중국의 인턴십 시장은 과밀화하고 있다. 중국 내에선 방학 인턴십 관련 이른바 열정페이도 사회적 문제화하고 있다.

중국의 취업난은 철옹성 같던 중국의 명문대 선호와 대학 간판 주류 분위기마저 아주 일부나마 바꿔놓는 분위기다. 추자오후이 연구원은 "2023년 조사를 보면 중국 대졸자 중 전공과 관련한 직업을 찾은 비중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슝빙치 소장 역시 "대학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고, 이는 국가가 교육과 사회적 요구를 충족해 온 방법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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