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소기업 AX 지원과 입법, ‘방향’이 중요하다

브릿지경제 기자 2026. 6. 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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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기술 트렌드를 넘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상수가 됐다. 지난주 ‘중소기업 인공지능 활용·확산 촉진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됐고, 정부는 지난 12일 온센서 AI 등 미래 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초혁신경제 프로젝트’ 가동을 선언했다. 하지만 전사적 업무에 AI를 체화한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도약은 아직 이상에 가깝다. 대다수 국내 제조업체들은 AX(AI 전환) 도입 단계에서부터 자금과 인력 부족이라는 현실의 장벽에 막혀 고군분투하고 있다.

조직 혁신마저 대기업 중심으로 흘러가며 AI 양극화는 심화하는 모양새다. 삼성이 전 관계사 업무에 AI 전면 도입을 선언하는 등 대기업이 앞서나가는 듯 보이지만, 생산·물류 분야의 AI 솔루션 도입률은 절반 수준을 밑돈다. 도입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현실은 비교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실제로 대·중소 서비스기업 간 AI 도입 격차는 2년 새 10배로 벌어졌다. 중소기업이 선뜻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투자 대비 효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용 부담, 데이터 부족, 전문 인력 확보의 한계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AX 가속화를 위해 고질적인 장벽을 허물 정책적 대안이 시급하다.

더 큰 문제는 AI 전문 인력난이다. 한국은 주요국 대비 절대적인 인재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인재 순이동률이 마이너스(-0.36)인 명백한 인재 순유출국이다. 기술 보호를 위해 AI 핵심 인재들에 대해 출국 제한을 시행하는 중국 정부를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신 해외 인재 유치와 귀환, 활용 및 글로벌 협력을 원한다면 당연히 대한민국 자체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 생산성 향상이 당면 과제인 중소 제조업체들이 여전히 AI 투자 대비 성과에 의구심을 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을 위한 AI 도입 전략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장비의 숫자가 아니다. 따라서 정부의 중소기업 AI 지원 정책은 보급에서 생산성 혁신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중소기업에는 단순한 자동화보다 불량률 감소, 납기 단축, 매출 개선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훨씬 더 간절하기 때문이다.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 중인 정치권도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공급망 단위, 협력사 연계, 업종별 공동 대응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기업의 생존을 가를 AI 산업에 지금 대처하지 못하면 생산성 격차, 시장 지배력 격차, 공급망 종속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시작부터 디지털 전환을 감당할 기반이 약한 중소 제조업이 돈도, 사람도, AI 효과성에 대한 확신도 얻지 못한다면 AI 강국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