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대리 변호사들, 류희림 방심위에서 자문 활동
류희림 취임한 2023년 9월 이후 방심위 특위 명단 분석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변호인단 채명성·유정화 변호사 위원 활동
보수단체 출신 인사들 상당수가 방심위 산하 특위 등에 포진
"극우 세력 놀이터 된 방심위… 류희림 체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 취임 이후 방심위 내에서 자문 역할을 하는 '방심위 특별위원회'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변호인단이 위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심판 등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옹호하던 시기와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도 일부 겹친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입수한 방심위 특위 위원 명단을 미디어오늘이 확인한 결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변호인단으로 활동 중인 유정화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가 2023년 9월 류희림 전 위원장 취임 이후 방송자문특위 위원으로 약 1년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내란 변호하며 방심위 특위 활동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에서 변호를 맡고 있는 유정화 변호사는 2024년 11월 방송자문특위 위원으로 위촉됐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유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 변호인단에 합류할 무렵인 지난 16일 특위 위원을 사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도 공보 역할을 하는 등 유 변호사의 특위 위원 활동과 '윤석열 변호인단' 활동 기간이 겹친다.
유 변호사는 서부지법 폭동 관련 일부 피고인들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지난 3월 더퍼블릭 인터뷰에 따르면 유 변호사는 서부지법 폭동을 “위법한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국민의 항의”라고 규정했다.
채명성 변호사는 2023년 10월 방송자문특위 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방송자문특위 위원을 사퇴했고 이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채용됐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는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으로 발탁돼 탄핵 대응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김건희 여사 변호인단에도 합류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미디어오늘에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법률 대리인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이 류희림 체제에서 방심위 산하 특위에 있었다는 사실은 방심위가 정권 비호 거점으로 활용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국회는 방심위가 편향 인선을 걷어내고 독립성과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점검과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성향 단체 인사들이 자문하고 있었던 방송심의
보수단체 출신 인사들도 상당수 방심위 내 포진해 있었다. 시민단체 '새로운민심 새민연'(새민연) 사무총장 출신인 김흥수 전 KBS 아나운서는 2023년 10월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위촉됐다. 김 전 아나운서는 류희림 전 위원장의 KBS 입사 동기이자 류 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 당사자다. 김흥수 위원의 자녀, 부인 등 가족 일부가 '민원사주'가 의심되는 시기(2023년 9월)에 민원을 넣었다. 지난해 9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시민단체 새민연을 사주해 정부 비판 언론사 및 기자를 고발했다는 '고발사주' 의혹도 불거진 바 있다.

김흥수 위원과 같은 시기(2023년 10월)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위촉된 박우귀 전 방심위 국장도 2023년 9월 민원을 제기해 '민원사주' 의혹에 연루돼 있다. 박 전 국장은 2023년 1월 미디어연대 대표로 선출됐는데 류희림 전 위원장도 미디어연대 대표 출신(2022년 5월)이다. 이 때문에 류 전 위원장이 박 전 국장의 민원을 사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박 전 국장은 2024년 11월에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다시 위촉돼 특위 위원을 연임했다.
유애리 전 KBS 아나운서와 전미영 EBS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은 2023년 10월부터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약 2년째 활동하고 있다. 유애리 전 아나운서는 새미래포럼 부회장 출신, 전미영 부위원장은 자유언론국민연합 집행위원 출신이다. 새미래포럼은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고문으로 있었던 단체다. 자유언론국민연합 역시 윤석열 정부 이후 전면에 등장한 보수성향 단체다. 새미래포럼과 자유언론국민연합은 단체 등록 주소지(서울 종로구 종로빌딩 3층)가 동일하다.
2023년 10월부터 방송자문특위 위원으로 약 2년간 활동하고 있는 신창섭 서울문화재단 이사는 새미래포럼 정책위원장 출신인 동시에 자유언론국민연합 집행위원 출신이다. 윤길용 전 울산MBC 대표(새미래포럼 발기인)도 방송자문특위 위원으로 2023년 10월부터 1년간 활동했다. 윤길용 전 대표는 지난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에 의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로 임명됐는데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임명이 정지됐다.
방심위에 민원 제기하는 '공언련' 인사가 방심위 특위에
MBC 등 윤석열 정부 비판 보도에 집중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관련 인사도 다수다. 2023년 10월 광고자문특위 위원으로 위촉된 지연옥 대진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전 KBS 경영본부장)과 이홍렬 백석대 교수(전 YTN 상무)가 공언련 인사들이다. 윤석열 대통령 추천으로 6기 방심위원에 임명된 김정수 국민대 교수도 공언련 발기인 출신이다.
지연옥 부총장은 2024년 11월 광고자문특위 위원을 연임했다. 같은 시기 광고자문특위 위원으로 위촉된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통합치유학과 객원교수는 새미래포럼 조직특위위원장 출신이다. 통신자문특위도 마찬가지다. 2023년 10월 위촉된 장옥님 전 KBS라디오 센터장이 공언련과 미디어연대 출신이며, 2024년 10월 위촉된 오세성 인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겸임교수는 보수단체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사무총장 출신이다.
장옥님 전 센터장은 통신자문특위 위원 임기를 마친 뒤 2024년 11월 권익보호특위 위원으로 위촉됐다. 권익보호특위엔 황승경 대경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공언련 발기인)가 2023년 10월 이후 1년간 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온라인 공간의 명예훼손 분쟁 조정 등 역할을 하는 방심위 명예훼손분쟁조정부에도 공언련 인사가 있다. 2023년 9월부터 명예훼손분쟁조정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세욱 변호사는 공언련 발기인 출신이다. 홍 변호사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비상임위원으로 공언련 참여 단체 신고 사건들을 조사해 이해충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023년 9월부터 1년간 명예훼손분쟁조정부 위원으로 활동한 강태욱 변호사도 공언련 발기인 출신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방심위 특위 위원은 '자문 분야에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중 방심위원장이 위원회 동의를 얻어 위촉'한다. 9인 이하로 구성되며 방심위 심의 의결이 특위 자문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통상 5인으로 구성되는 명예훼손분쟁조정부 역시 방심위원장이 위촉한다.
특위 회의 참석 수당은 10만 원, 자문비는 30만 원(위원장 50만 원)이다. 한 번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40만 원 이상의 수당을 받을 수 있다. 회의는 통상 한 달에 한 번 열리며 류희림 전 위원장의 해촉안이 재가된 지난 6월 이후에도 특위 회의가 두 차례 열렸다. 명예훼손분쟁조정부 위원 회의 참석 수당도 2025년 기준 10만 원이며 자문비는 20만 원(위원장 30만 원)이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장은 미디어오늘에 “자문기구인 특별위원회를 극우 세력의 놀이터로 삼았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류희림씨는 도주했지만 방심위는 아직 류희림 체제가 끝나지 않았다. 하루속히 방심위를 정상화하고 류희림 체제의 잘못들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방심위 내에 특위 위원에 대한 전문성 검증 절차가 따로 마련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심위 측은 특위 위원 임명 과정을 묻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특위 위원은 (방심위) 상임위원회 회의 및 전체회의를 통해 위원장이 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위촉하고, 특위는 분과에 따라 자문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검토 및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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