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근황
tvN 드라마 ‘미생’의 촬영 장소
최근 1조 원대 몸값 인수 추진
서울의 관문이자 서울 교통의 요충지인 서울역에서 나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은 50여 년 가까이 우직하게 서울 도심을 상징하는 대표 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서울스퀘어’다. 해당 건물은 과거 대우그룹의 상징으로 불렸다.
이는 과거 대우그룹의 본사였던 이 건물이 한때 ‘대우빌딩’으로 불리며 대우그룹의 성공과 위상을 드러내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는 서울스퀘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중심업무지구(CBD) 내 대표적인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당초 서울스퀘어는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의 건물로, 대지면적 약 3,176평(1만 500㎡)에 연면적 13만 2,806㎡를 자랑한다. 준공 당시부터 서울역 인근의 가장 눈에 띄는 고층 건물로 지역을 대표해 왔다. 이 건물은 과거 대우그룹의 성지로 여겨졌으며, 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과 야심을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73년 대우그룹은 삼주빌딩(현 메트로타워)을 사옥으로 사용했으나, 급속한 사업 확장에 따라 새로운 본사를 건설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기 김우중 회장은 서울역 인근 교통센터 부지에 주목했다. 당시 교통센터 부지는 대형 화재와 재정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으나, 대우그룹은 이 부지를 약 48억 원에 매입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이에 1976년 현재의 서울스퀘어 전신인 ‘대우센터빌딩’이 완공됐다.
대우센터빌딩은 당시 한국 최대 규모의 오피스 빌딩 중 하나로, 대우그룹의 본사로 사용되었다. 특히 김우중 회장의 집무실은 건물의 최상층인 23층에 위치해 그룹의 상징성과 권위를 나타냈다. 고층 빌딩이 드물었던 당시, 대우센터빌딩은 서울역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대우그룹의 위상을 각인시켰고, 그 자체로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다만, 대우의 위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의 삼성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재계 서열 2위에 올랐던 대우그룹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몰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센터빌딩은 채권단의 관리하에 놓였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소유로 넘어갔고, 2006년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에 인수됐다.

금호그룹의 박삼구 회장은 이 건물에 큰 애착을 보이며 김우중 회장의 옛 집무실을 자신의 사무실로 개조해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호그룹 역시 재정난을 겪으며, 2007년 모건스탠리에 9,600억 원에 건물을 매각했다.
모건스탠리는 대우센터빌딩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2010년 현재의 이름인 서울스퀘어로 재개관했다. 그러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공실 문제가 심각해졌고, 수익 창출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2010년 싱가포르계 투자사 알파인베스트먼트에 8,0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알파인베스트먼트는 외국계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며 임대율을 회복시켰고, 2018년 NH투자증권에 서울스퀘어를 약 9,800억 원에 매각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서울스퀘어를 계열사인 NH프라임리츠에 소유권을 넘겼으며, 이 과정에서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도 펀드 상품으로 판매되었다. 이처럼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어온 서울스퀘어는 과거 대우그룹의 흥망성쇠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건물이자, 현재 세대에게는 드라마 미생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현재 서울스퀘어는 ARA코리아자산운용 소유로, 지난 2019년 NH투자증권으로부터 9,882억 8040만 원에 인수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스퀘어에는 현재 SK해운, 교보생명, KG스틸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 엑손모빌, 위워크 등 해외 기업도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1번가가 사옥을 이전하면서 공실 문제가 다시 불거졌고, 현재 임대율은 약 79.3%를 유지 중이다.

한편, 조선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ARA코리아자산운용은 매입 당시 설정된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서울스퀘어 매각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서울스퀘어를 보유 중인 ‘에이알에이코리아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 투자신탁 제1호’의 운용 기간은 내년 2월 28일까지로 파악됐다. 즉, 펀드 만기일이 약 10개 월정도 남은 시점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쳐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스퀘어의 매각가를 1조 원 이상으로 예측했다. 이는 CBD 오피스 빌딩 중에서도 올해 최고 대어로 평가되는 수준이다. 다만 CBD 내 경쟁 매물의 증가와 신규 공급 예정으로 인해 매각 흥행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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