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가격 7년 만에 최대 폭 하락 "곧 가솔린차보다 저렴해질 것"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2017년 이후 가장 큰 하락세가 찾아온 배터리 시장 영향으로 전기차가 동급 가솔린차보다 저렴한 시대가 곧 찾아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일부 외신은 블룸버그NEF 연간 배터리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올해 전기차 배터리팩 비용은 kWh당 115달러(한화 약 16만 원)로 7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기차 배터리 가격 하락은 셀 생산량 증가, 원재료 가격 인하, 저렴한 LFP 배터리 시장 출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배터리 가격은 향후 몇 년간 지속 하락이 예상되고 이 결과 전기차의 경우 동급 가솔린 자동차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NEF 조사에 따르면 평균 배터리 가격은 2026년 kWh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연기관차와 동등 수준의 가격 'price parity'에 근접한 것으로 2030년까지 배터리 가격은 kWh당 69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조사에서 블룸버그NEF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수요 감소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는 부분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중국만이 올해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 부문에 대한 글로벌 총수요인 1.2 테라와트 아워의 92%를 충족하는 충분한 배터리셀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배터리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 결과 전기차 가격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한편에선 과잉 생산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BYD, CATL 등 중국의 글로벌 기업은 전기차와 배터리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며 전기차 가격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다수가 중국의 전기차 가격 전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배터리 시장은 이를 배후에서 부추기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부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 각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에 따라 배터리 가격 또한 요동칠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국가의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개편될 전망이며 독일은 이미 보조금을 삭감했다. 

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IRA 핵심 조항인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 공제에 대한 종료 계획을 밝히고 중국산 제품에 60% 기타 국가에 최대 20% 관세 부과 계획을 강조하는 만큼 배터리 가격에도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