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나 지역을 소개할 때는 주로 인구증감률, 실거래가, 지가변동률 같은 정량적인 지표를 활용한다. 정량적인 지표는 표준화돼 있고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계에 매몰될 경우 자칫하다가는 부동산이나 지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새로 시작되는 이번 칼럼에서는 정량적인 지표보다는 한 지역이나 부동산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조금은 정상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동산과 지역 이야기’의 첫 번째 주제는 ‘KBO와 K리그, 그들을 바라보는 지자체’ 편이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나종익(유한회사 메타포홀딩스 대표이사)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나종익(유한회사 메타포홀딩스 대표이사)
대박 터진 2024년 KBO리그 팀들과 연고지 관계는 어떠할까
10,887,705. 무슨 숫자일까? 정답은 2024년 프로야구 정규 시즌을 직관한 총 관중 수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5,100만명 가량이니 단순 계산으로도 인구의 약 4분의 1 정도가 올해 프로야구를 ‘직관’한 것이다. 올해 프로야구 인기가 뜨거운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광주와 대구’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팀들의 성적이 특별히 좋았기 때문이다. 1993년 이후 31년 만에 프로야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팀들인 광주의 기아 타이거즈와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되면서 올드팬들의 향수까지 자극하게 되었고 프로야구는 역대급 흥행몰이를 하게 되었다.
10,887,705. 무슨 숫자일까? 정답은 2024년 프로야구 정규 시즌을 직관한 총 관중 수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5,100만명 가량이니 단순 계산으로도 인구의 약 4분의 1 정도가 올해 프로야구를 ‘직관’한 것이다. 올해 프로야구 인기가 뜨거운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광주와 대구’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팀들의 성적이 특별히 좋았기 때문이다. 1993년 이후 31년 만에 프로야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팀들인 광주의 기아 타이거즈와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되면서 올드팬들의 향수까지 자극하게 되었고 프로야구는 역대급 흥행몰이를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프로야구는 어떤 계기로 출범하게 됐을까?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프로야구가 출범하게 된 계기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찾는 것이 가장 정확해 보인다.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제5공화국은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를 출범시켰다는 설이 꽤나 신빙성 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지금보다 지역 갈등이 훨씬 심했다. 특히, 1986년에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해태가 삼성에 역전승을 거두자 화가 난 삼성 팬들이 해태 타이거즈의 선수단 버스를 불태운 사건은 지역 갈등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아직도 회자된다. 이렇듯 프로 스포츠와 지역 사회는 떼려야 뗄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 스포츠는 연고지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연고지 중 가장 팬덤이 강한 곳 중의 하나인 부산의 롯데 팬들에게 롯데 자이언츠는 삶의 원동력이자 자부심이다. 예전 부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들어올 때 롯데백화점 부산점 관계자는 “신세계가 누구를 내세워도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 한 명이면 승부는 끝나기 때문에 걱정 없다”라고 할 정도로 부산시민들에게 롯데는 삶 그 자체였다. 적어도 ‘부산 = 롯데’라는 공식이 서서히 깨지기 시작한 2011년 NC 다이노스의 등장 전까지는 그랬을 것이다. 경상남도나 부산에 살면 무조건 롯데를 응원했겠지만, 지난 2011년 경남 창원시에 NC 다이노스라는 신생팀이 창단되면서 부산시민들과 경남도민들에게 조금은 혼란스러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NC는 역사는 짧지만 거의 매년 롯데보다 순위표의 높은 곳을 차지하며, 성적이 좋지 않아 한숨뿐인 롯데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만년 꼴찌 팀으로서 보살 가면을 쓰고 직관을 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됐던 대전의 한화 이글스는 2025년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바로 베이스볼 드림파크라는 새로운 홈구장으로 이사를 가기 때문이다. 기존의 홈구장인 한화생명 이글스파크(12,000석)보다 새로운 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20,007석)의 관중석 규모가 1.5배 이상 많다 보니 대전광역시가 거는 기대가 꽤나 큰 편이다. 한 카드회사가 2022년 전국 9개 프로야구장 주변 상권의 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가 있는 날에는 야구장 인근 상권의 매출이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팀이 승리한 날에는 패배한 날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렸고, 특히 끝내기 점수로 홈팀이 승리한 경우에는 매출이 더 높았다고 한다. 이제 한화 이글스는 성적이 좋을 일만 남았다.
수도권에 위치한 팀들 역시 연고지와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들(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은 총 3팀인데, 이 중 두 팀(LG, 두산)이 서로 자신들이 잠실의 주인이라고 우기는 중이다. 총 전적은 395승 21무 353패로 누가 진짜 잠실의 주인인지 가리기는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두 팀이 잠실에서 붙는 날 인근 상권이 북적북적하는 것을 보면 그냥 공동으로 잠실을 갖는 편이 옳지 않을까? 두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종합운동장역, 잠실새내역 등 야구장 인근 상권은 두 팀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잠실의 진정한 주인은 그 해 성적이 좋은 팀으로 정하는 것은 어떨까? 성적이 좋은 팀의 이름을 다음 연도에 한해 한시적으로 별칭을 붙여 부른다면 흥미로울 것 같다. 뒤늦게 서울에 입성한 키움 히어로즈는 모기업이 따로 있고 네이밍 스폰서를 받아 구단을 운영하는 독특한 팀이다. 2008년 서울 목동에 자리를 잡은 키움 히어로즈는 2016년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목동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상당히 많이 했다. 어머니 야구단을 만들었고, 지역 내 학교 야구팀에 가서 레슨 봉사를 했으며, 목동 아파트단지 위주의 밀착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지역과 친해지려는 여러 노력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응원단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주변 아파트 단지들의 민원뿐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으로 저녁 9시가 넘으면 응원단이 무음 응원을 하는 웃픈 상황도 있었다.
만년 꼴찌 팀으로서 보살 가면을 쓰고 직관을 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됐던 대전의 한화 이글스는 2025년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바로 베이스볼 드림파크라는 새로운 홈구장으로 이사를 가기 때문이다. 기존의 홈구장인 한화생명 이글스파크(12,000석)보다 새로운 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20,007석)의 관중석 규모가 1.5배 이상 많다 보니 대전광역시가 거는 기대가 꽤나 큰 편이다. 한 카드회사가 2022년 전국 9개 프로야구장 주변 상권의 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가 있는 날에는 야구장 인근 상권의 매출이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팀이 승리한 날에는 패배한 날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렸고, 특히 끝내기 점수로 홈팀이 승리한 경우에는 매출이 더 높았다고 한다. 이제 한화 이글스는 성적이 좋을 일만 남았다.
수도권에 위치한 팀들 역시 연고지와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들(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은 총 3팀인데, 이 중 두 팀(LG, 두산)이 서로 자신들이 잠실의 주인이라고 우기는 중이다. 총 전적은 395승 21무 353패로 누가 진짜 잠실의 주인인지 가리기는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두 팀이 잠실에서 붙는 날 인근 상권이 북적북적하는 것을 보면 그냥 공동으로 잠실을 갖는 편이 옳지 않을까? 두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종합운동장역, 잠실새내역 등 야구장 인근 상권은 두 팀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잠실의 진정한 주인은 그 해 성적이 좋은 팀으로 정하는 것은 어떨까? 성적이 좋은 팀의 이름을 다음 연도에 한해 한시적으로 별칭을 붙여 부른다면 흥미로울 것 같다. 뒤늦게 서울에 입성한 키움 히어로즈는 모기업이 따로 있고 네이밍 스폰서를 받아 구단을 운영하는 독특한 팀이다. 2008년 서울 목동에 자리를 잡은 키움 히어로즈는 2016년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목동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상당히 많이 했다. 어머니 야구단을 만들었고, 지역 내 학교 야구팀에 가서 레슨 봉사를 했으며, 목동 아파트단지 위주의 밀착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지역과 친해지려는 여러 노력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응원단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주변 아파트 단지들의 민원뿐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으로 저녁 9시가 넘으면 응원단이 무음 응원을 하는 웃픈 상황도 있었다.
수원에 위치한 KT 위즈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막내 팀이다. 하지만 최근의 성적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수원이 프로 야구보다는 축구 인기가 더 많은 곳이라 아직까지는 크게 지역과 밀착된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점은 약간 아쉽다. 2021년, 인천을 대표하는 프로야구팀이었던 SK 와이번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SSG 랜더스라는 구단이 새롭게 KBO에 합류했다. SSG 랜더스의 구단주인 신세계 정용진 회장은 랜더스를 창단하자마자 팀에 엄청난 기를 불어넣었다. 급기야 랜더스는 창단 이듬해 KBO 우승을 차지하더니 신구장에 대한 청사진도 발표했다. 새로운 경기장은 돔구장으로 스타필드 청라 인근에 들어서게 될 예정이다. 야구와 쇼핑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정용진 회장과 SSG 랜더스의 미래가 기대된다.
영국 축구 국가대표가 서울에?
2024년 2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고 영국 국가대표로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제시 린가드가 K리그의 FC 서울에 입단한다는 기사가 뜨자 많은 축구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최근에는 약간 주춤하지만 연봉만 150억원이 넘는 세계 최정상급이었던 스타가 최고 연봉자의 연봉이 15억원에 불과한 K리그에 온다고 하니 더더욱 믿지 못했던 것이다. 린가드가 입국한 2024년 2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는 수많은 축구팬들이 몰렸고, 린가드의 데뷔전이 열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51,670명이 입장했다. FC 서울이 홈경기뿐만 아니라 지방 원정을 떠날 때도 지방의 많은 팬들은 린가드를 보기 위해 축구장을 찾았다.
2024년 2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고 영국 국가대표로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제시 린가드가 K리그의 FC 서울에 입단한다는 기사가 뜨자 많은 축구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최근에는 약간 주춤하지만 연봉만 150억원이 넘는 세계 최정상급이었던 스타가 최고 연봉자의 연봉이 15억원에 불과한 K리그에 온다고 하니 더더욱 믿지 못했던 것이다. 린가드가 입국한 2024년 2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는 수많은 축구팬들이 몰렸고, 린가드의 데뷔전이 열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51,670명이 입장했다. FC 서울이 홈경기뿐만 아니라 지방 원정을 떠날 때도 지방의 많은 팬들은 린가드를 보기 위해 축구장을 찾았다.
올 시즌 K리그1(1부 리그)은 188경기만에 200만명의 관중을 모았다. 역대 최소 경기 200만명 관중을 돌파한 것인데 K리그에서 가장 인기 많은 구단인 수원 삼성이 2부 리그로 강등됐음에도 기록한 것이라 상당히 의미가 있다. 특히, K리그 인기가 치솟은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여성 팬들의 움직임이다. 작년 시즌 K리그 관중의 여성 비율은 47%에 달했다. 2019년과 비교해 15%나 증가했는데, 이는 아이돌을 ‘덕질’하던 문화가 스포츠에도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여성 팬들의 이러한 ‘덕질’은 축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남성 스포츠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이들은 여자 배구와 농구 등 여성 스포츠 스타를 향해서도 덕질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류를 알아본 것인지 쿠팡플레이는 2022년부터 K리그를 독점 중계하고 있으며, 매주 한 경기를 ‘쿠플픽’으로 선정해 단순히 중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전후로 많은 볼거리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올해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유행 중인 산리오 X K리그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 같은 움직임은 K리그에 많은 여성 팬들이 유입됐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2024년 K리그를 보유한 지자체에게는 자신들의 지역을 홍보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K리그를 세금리그(K리그 구단들 상당수가 시민구단으로 지자체의 지원이 없으면 운영되기 힘든 구조를 비판해 부르는 이름)로 부르는 이들도 있지만, 지금의 시류를 잘 활용한다면 지자체를 홍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플랫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쿠팡에서 운영하는 OTT인 쿠팡플레이는 K리그의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데 단순히 축구 중계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K리그 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에게 현재의 쿠팡플레이는 너무나 안성맞춤 플랫폼이다. 아직까지는 지자체 혹은 구단들이 쿠팡플레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조금 생각을 바꿔보면 분명 지자체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홈경기는 지역을 뽐낼 수 있는 무대다
야구는 모든 팀들이 최소 1년에 72회의 홈경기를 하며, 축구는 최소 18~19회의 홈경기를 갖는다. 홈경기는 지자체에게 꽤나 매력적인 이벤트이다. 충청권을 연고로 삼는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은 대전이지만, 이따금씩 청주에서 야구 경기를 펼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예로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가끔 포항구장에서 경기를 하며, 롯데 자이언츠는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경기를 갖기도 한다. 제2구장의 경우 1년에 많아야 5~6게임밖에 치르지 않지만 2구장이 있는 지자체는 자신들의 지역에 와서 경기를 해주기를 희망한다. 이렇듯 몇 경기라도 자신들의 지역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것이 웬만한 광고보다 홍보 효과가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작년 탈꼴찌에 성공한 한화 이글스는 종종 홈경기에서 충청권의 지방자치단체들에게 홍보 부스를 제공하며 지역 특산물, 축제, 관광지 등을 홍보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홈경기를 축제의 장으로 여기며 지역 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다만, 단순히 부스를 만들고 인형탈을 쓴 이가 관중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에 머무는 것에는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지자체의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 혹은 주류를 경기장 내에서 팝업 형태로 판매하거나 지자체와 프로구단이 지자체와 관련된 굿즈를 협업해 제작 및 판매하는 등 뭔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홍보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홈경기에 관전 오는 원정 팬들의 발걸음을 오래 붙잡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정 팬들이 경기장에 더욱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교통편을 제공하거나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경기가 포함된 관광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단순히 경기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 코스를 만들어 판매한다면 여행도 하고 경기도 보는 새로운 상품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홈 경기장 인근의 상권과 상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서울 소재 대학과 함께 ‘캠퍼스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타운’은 대학, 자치구, 서울시가 함께 혁신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례로 구로구, 서울시, 동양미래대학은 고척 스카이돔 주변 상권을 ‘그라운드 고척’이라고 브랜딩해 운영 중에 있는데 지역 주민과 야구장 관람객들에게 꽤나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비는 프로 스포츠의 꽃이다
‘더비Derby.’ 스포츠,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들어봤을 단어다. 더비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구단 간의 시합을 뜻한다. 대표적인 더비는 영국의 맨체스터 더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맨체스터 시티), 북런던 더비(토트넘 핫스퍼 vs 아스날), 이탈리아의 밀라노 더비(AC 밀란 vs 인터밀란) 등이다. 국내에서는 슈퍼매치(FC 서울 vs 수원 삼성), 동해안 더비(울산 HD vs 포항 스틸러스) 등이 꽤나 알려져 있다.
더비는 라이벌전과는 사뭇 다르다. 라이벌전은 사회적인 이유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더비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들 간의 경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비가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결국 한 지역의 사람들은 계속 오프라인에서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일 이유가 없어서 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 도시는 활력을 잃고 결국에는 흥망성쇠 중에 ‘쇠’의 단계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2025년, K리그에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더비가 생길 예정이다. FC 안양은 1부 승격 기념 도심 퍼레이드도 개최했는데,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지역 연고팀의 성공을 함께 기뻐했다. 예전 안양시에는 안양 LG치타스라는 축구팀이 있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연고로 삼는 프로팀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LG치타스가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게 됐다. 하루아침에 연고팀을 잃은 안양시 축구팬들은 FC 서울을 향해 북쪽의 패륜을 의미하는 ‘북패’라 부르며 FC 서울을 저주하기 시작했다. 복수를 벼르는 FC 안양과 안양 치타스에서 변신한 FC 서울은 내년 K리그에서 뜨겁게 맞붙을 것이다.
결국, 프로 스포츠가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주민들로 하여금 한곳에 모여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지역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무턱댄 신생팀 창단은 옳지 않다
프로야구와 K리그는 현재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항상 즐거운 순간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암흑기도 존재했다. 프로야구의 경우 1990년대 말 IMF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적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면서 프로야구의 인기는 더욱 곤두박질쳤다. 끝없이 추락하는 줄만 알았던 프로야구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의 성과에 힘입어 국민 스포츠로서 다시금 올라서게 됐다.
반면, K리그의 경우 프로야구와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제대로 된 프로야구 리그가 있는 나라라고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정도인데 축구의 경우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프로리그가 있다. 더욱이 자금이 풍부한 일본의 J리그, 중국의 C리그 팀들이 우리나라의 유능한 선수들을 데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타 리그에 선수를 뺏기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면서 팬덤이 살아나지 않고 서포터스 중심으로만 움직이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승강제가 생기면서 리그에 긴장감이 생겼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인기가 조금씩 되살아났다. 쿠팡플레이가 중계를 맡으면서부터는 리그 자체가 전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여러 지자체들이 프로 스프츠 구단 창단을 희망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전주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주시는 2023년 호남제일문 일대를 복합스포츠타운으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2040년까지 약 64만㎡ 규모에 체육관, 육상경기장, 야구장, 경륜장 등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전주시의 경우 프로농구의 KCC를 지키지 못했던 전력이 있다. 2015~2016 시즌이 끝난 후 KCC가 수원으로 연고 이전을 추진하자 전주시는 새로운 경기장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고, KCC는 전주에 남았지만 약속했던 신구장은 지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경기장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내리자 KCC가 전격적으로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했다. 지역의 프로스포츠 구단을 지키지도 못하면서 더 인기가 많은 스포츠의 구단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진실하게 보이진 않는다.
프로축구에서는 여러 지자체들이 프로화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화성시, 용인시, 평택시, 시흥시 등인데, 대부분이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 위치한 지역이라는 사실은 약간 아쉽다. 어찌되었건 경기도에 위치한 지자체들이 프로구단을 창단하려는 움직임은 환영받을 만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창단만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충분히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지역 내 기업들과의 스폰서십도 마련해야 한다. 시민구단을 만들 경우에는 시민들의 세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하고, 투명하게 관리 및 운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야구는 모든 팀들이 최소 1년에 72회의 홈경기를 하며, 축구는 최소 18~19회의 홈경기를 갖는다. 홈경기는 지자체에게 꽤나 매력적인 이벤트이다. 충청권을 연고로 삼는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은 대전이지만, 이따금씩 청주에서 야구 경기를 펼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예로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가끔 포항구장에서 경기를 하며, 롯데 자이언츠는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경기를 갖기도 한다. 제2구장의 경우 1년에 많아야 5~6게임밖에 치르지 않지만 2구장이 있는 지자체는 자신들의 지역에 와서 경기를 해주기를 희망한다. 이렇듯 몇 경기라도 자신들의 지역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것이 웬만한 광고보다 홍보 효과가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작년 탈꼴찌에 성공한 한화 이글스는 종종 홈경기에서 충청권의 지방자치단체들에게 홍보 부스를 제공하며 지역 특산물, 축제, 관광지 등을 홍보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홈경기를 축제의 장으로 여기며 지역 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다만, 단순히 부스를 만들고 인형탈을 쓴 이가 관중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에 머무는 것에는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지자체의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 혹은 주류를 경기장 내에서 팝업 형태로 판매하거나 지자체와 프로구단이 지자체와 관련된 굿즈를 협업해 제작 및 판매하는 등 뭔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홍보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홈경기에 관전 오는 원정 팬들의 발걸음을 오래 붙잡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정 팬들이 경기장에 더욱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교통편을 제공하거나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경기가 포함된 관광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단순히 경기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 코스를 만들어 판매한다면 여행도 하고 경기도 보는 새로운 상품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홈 경기장 인근의 상권과 상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서울 소재 대학과 함께 ‘캠퍼스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타운’은 대학, 자치구, 서울시가 함께 혁신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례로 구로구, 서울시, 동양미래대학은 고척 스카이돔 주변 상권을 ‘그라운드 고척’이라고 브랜딩해 운영 중에 있는데 지역 주민과 야구장 관람객들에게 꽤나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비는 프로 스포츠의 꽃이다
‘더비Derby.’ 스포츠,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들어봤을 단어다. 더비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구단 간의 시합을 뜻한다. 대표적인 더비는 영국의 맨체스터 더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맨체스터 시티), 북런던 더비(토트넘 핫스퍼 vs 아스날), 이탈리아의 밀라노 더비(AC 밀란 vs 인터밀란) 등이다. 국내에서는 슈퍼매치(FC 서울 vs 수원 삼성), 동해안 더비(울산 HD vs 포항 스틸러스) 등이 꽤나 알려져 있다.
더비는 라이벌전과는 사뭇 다르다. 라이벌전은 사회적인 이유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더비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들 간의 경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비가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결국 한 지역의 사람들은 계속 오프라인에서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일 이유가 없어서 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 도시는 활력을 잃고 결국에는 흥망성쇠 중에 ‘쇠’의 단계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2025년, K리그에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더비가 생길 예정이다. FC 안양은 1부 승격 기념 도심 퍼레이드도 개최했는데,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지역 연고팀의 성공을 함께 기뻐했다. 예전 안양시에는 안양 LG치타스라는 축구팀이 있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연고로 삼는 프로팀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LG치타스가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게 됐다. 하루아침에 연고팀을 잃은 안양시 축구팬들은 FC 서울을 향해 북쪽의 패륜을 의미하는 ‘북패’라 부르며 FC 서울을 저주하기 시작했다. 복수를 벼르는 FC 안양과 안양 치타스에서 변신한 FC 서울은 내년 K리그에서 뜨겁게 맞붙을 것이다.
결국, 프로 스포츠가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주민들로 하여금 한곳에 모여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지역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무턱댄 신생팀 창단은 옳지 않다
프로야구와 K리그는 현재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항상 즐거운 순간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암흑기도 존재했다. 프로야구의 경우 1990년대 말 IMF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적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면서 프로야구의 인기는 더욱 곤두박질쳤다. 끝없이 추락하는 줄만 알았던 프로야구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의 성과에 힘입어 국민 스포츠로서 다시금 올라서게 됐다.
반면, K리그의 경우 프로야구와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제대로 된 프로야구 리그가 있는 나라라고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정도인데 축구의 경우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프로리그가 있다. 더욱이 자금이 풍부한 일본의 J리그, 중국의 C리그 팀들이 우리나라의 유능한 선수들을 데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타 리그에 선수를 뺏기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면서 팬덤이 살아나지 않고 서포터스 중심으로만 움직이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승강제가 생기면서 리그에 긴장감이 생겼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인기가 조금씩 되살아났다. 쿠팡플레이가 중계를 맡으면서부터는 리그 자체가 전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여러 지자체들이 프로 스프츠 구단 창단을 희망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전주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주시는 2023년 호남제일문 일대를 복합스포츠타운으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2040년까지 약 64만㎡ 규모에 체육관, 육상경기장, 야구장, 경륜장 등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전주시의 경우 프로농구의 KCC를 지키지 못했던 전력이 있다. 2015~2016 시즌이 끝난 후 KCC가 수원으로 연고 이전을 추진하자 전주시는 새로운 경기장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고, KCC는 전주에 남았지만 약속했던 신구장은 지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경기장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내리자 KCC가 전격적으로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했다. 지역의 프로스포츠 구단을 지키지도 못하면서 더 인기가 많은 스포츠의 구단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진실하게 보이진 않는다.
프로축구에서는 여러 지자체들이 프로화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화성시, 용인시, 평택시, 시흥시 등인데, 대부분이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 위치한 지역이라는 사실은 약간 아쉽다. 어찌되었건 경기도에 위치한 지자체들이 프로구단을 창단하려는 움직임은 환영받을 만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창단만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충분히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지역 내 기업들과의 스폰서십도 마련해야 한다. 시민구단을 만들 경우에는 시민들의 세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하고, 투명하게 관리 및 운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