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대본부터 광주극장 포스터까지 만나다
<@1>한국의 대중문화와 한류 역사를 바탕으로 지역 사람들이 오밀조밀 꿰어낸 광주의 대중문화를 함께 소개하는 전시가 펼쳐진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함께 ‘광주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특별전을 오는 8월 18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전시는 지난 2023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한국 대중문화와 한류의 역사를 조명했던 특별전의 열기를 광주에서 잇기 위해 마련된 가운데 광주의 대중문화에 주목해 눈길을 끈다.
전시의 1부 한국 대중문화 속 미국과 2부 아시아를 이은 홍콩과 일본 대중문화에서는 시대별로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홍콩·일본의 대중문화와 이에 대한 주체적인 수용 양상을 들여다본다.
한국 최초 걸그룹으로 평가받으며 1959년 아시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김씨스터즈의 친필 사인 음반과 1960년대 명동에 있던 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 실제 사용했던 음반, 1954년 창간한 영화잡지 ‘영화세계’, 범죄사건을 다룬 한국 최초 수사 드라마 ‘수사반장’의 대본 등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오우삼 감독의 누아르 영화 ‘영웅본색’의 포스터, 이소룡과 성룡의 액션영화에서부터 주윤발과 장국영의 ‘영웅본색’ 등 1970~1990년대 전세계 열풍을 일으킨 홍콩 영화 비디오테이프들, 일본 만화출판 합법화 이후 ‘슬램덩크’와 ‘드래곤볼’ 등 일본 만화를 공식 소개한 만화잡지를 한 데 선보인다.
<@2><@3>3부 한국 대중문화에서 한류로에서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어떻게 형성됐고 현재 세계인이 열광하는 한류로 발돋움한 역동적인 시간을 두루 살핀다.
중국과 대만에서 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1999년 한국 문화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한국에서 한류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례이자 대중음악의 해외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제작, 배포한 음반 ‘韓流-Song from Korea’, 중국에서 발매한 H.O.T. 앨범, 싸이가 표지 모델로 등장한 ‘빌보드’,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주목받은 BTS의 응원봉 ‘아미밤2’ 등을 조망해볼 수 있다.
1~3부를 통해 그간 발전한 한류를 짚어본다면 제4부 예향 광주와 대중문화에서는 예로부터 예향 광주라 불리며 시와 문학, 판소리, 누정문화가 융성했던 지역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부터 번성했던 극장문화, 광복 이후 광주만의 대중문화를 세밀하게 알아본다.
‘모모는 철부지’라는 가사로 더 친숙한 김만준의 ‘모모’는 제1회 전일방송 대학가요제의 대상곡으로 크게 사랑받았다. 광주 출신의 가수 김연자는 현재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고, 김정호의 ‘하얀 나비’도 꾸준히 불리고 있다. 광주를 배경으로 한 수많은 노래들은 도시 광주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했고, 광주의 아픔도 절절한 선율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1935년 개관 이래 같은 자리를 지켜온 광주극장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사랑했지만 잘 알지는 못했던 광주의 대중문화를 다시금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4><@5>따라서 4부에서는 광주를 상징할 수 있는 무등산과 증심사, 광주천, 충장로 등이 등장하는 곡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돌아보는 노래가사 속 광주, 지도로 보는 옛 충장로 일대 극장 등을 보여준다.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 30주년을 기념해 지역에서 촬영됐던 영화 ‘이름없는 별들’의 전단지 뿐만 아니라 광주극장의 제국관 모습 등 일제강점기 광주의 명소와 학교, 생활상 등이 담긴 사진 엽서 등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직접 붓글씨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과 순정의 언덕의 동시 상영을 홍보하는 전단지와 당시 사람들로 가득 차면 축하금을 넣어 관객들과 기쁨을 나누던 만축봉투가 인상적이다.
이와 함께 광주 통기타 1세대로 70년대 충장로에서 활동하고 사직골 통기타 거리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한 이장순의 ‘충장로의 밤’ 음반과 1979년 전남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VOC 대학가요제의 대상곡 ‘소나기’가 수록된 음반도 만날 수 있다.
주병선의 ‘무등산 엘레지(산아산아 무등산아)’를 비롯해 인순이의 ‘여기가 어디녀(광주)’, 김연자의 ‘그날 우리는(오! 광주여)’, 최백호의 ‘들꽃처럼’, 나훈아의 ‘엄니’ 등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곡들을 조명한다.
<@6>이외에도 가상현실 기술로 K pop 댄스를 즐길 수 있는 ‘랜덤 플레이 댄스’를 비롯해 K pop 곡을 선택해 따라부르는 ‘대박 노래방’, 드라마 속 주인공이 돼볼 수 있는 ‘한류드라마, 주인공은 나’, 영화 포스터 속 주인공이 돼볼 수 있는 ‘인생 영화 한 컷’ 등 다채로운 체험 요소들로 전 세대가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최경화 광주역사민속박물관장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류의 의미는 물론이고 광주가 사랑했던 대중문화와 문화를 사랑한 광주 사람들의 뜨거운 열망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대중문화를 조명하는 콘셉트의 이번 전시는 광주를 시작으로 울산, 부산 등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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