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10번째 회의도 ‘빈손’…황준국 “北, 유엔 권위 무시”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2. 11. 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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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후에도
中, 여전히 북한 두둔
한미일 외교차관
독자제재 논의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가 21일(현지시간) 개최됐으나 아무런 성과없이‘빈손’으로 끝났다. 이날은 올 들어 북한 미사일 도발을 주제로 열린 10번째 회의였지만 한차례도 가시적 성과물을 내지 못하고 장외 성명 등으로 마무리됐다.

주된 원인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탓’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5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도 중국은 되레 한미 연합훈련을 탓하며 북한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대면 회담을 갖고 북한 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끝난 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운데)가 황준국 한국대사(맨왼쪽) 등과 장외에서 북한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AP 연합>
이날 회의를 소집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북한이 올해만 8번째 ICBM, 63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ICBM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두 나라의 노골적인 방해가 동북아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뒤를 이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 서방 이사국들도 나란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지만 브라질은 유독 대북제재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해 맨마지막으로 발언권을 얻은 황준국 한국대사는 중국과 러시아를 질타했다. 황 대사는 “북한이 안보리의 무대응과 분열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했다”며 지난 5월 중·러의 비토권 행사 이후 안보리 분열 양상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미국의 허수아비’라고 비난한 성명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유엔의 권위에 대해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쥔 중국대사는 그러나 “북한이 대화로 복귀하기 위해 미국은 신의를 보여야 한다.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탓이며 제재완화가 우선돼야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었다.

회의직후 한미일 등 14개국 대사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는 장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2일 오전 한미일 3국 외교차관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와 각국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 3국은 안보리 조치와는 별도로 각국 차원의 개별적인 추가 조치도 검토·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암호화폐 탈취 등을 시도하고 있음을 감안해 사이버 범죄에 대한 독자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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