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기내식 ‘라면’ 뺀 진에어…“고가 기내식만 즐비” 소비자 원성

경쟁 업체들은 안전장치 마련하고 계속 판매…라면 그리운 고객들
[사진=뉴시스]

진에어의 라면 판매 중단을 두고 고가의 부식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진에어가 안전상의 이유라고는 설명하지만 가장 저렴했던 라면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에는 고가 상품들만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오는 10월 1일부터 전 노선에서 기내 라면을 중단할 예정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난기류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상 등 기내 안전사고 예방과 국토교통부의 난기류 안전 대책 강화 권고에 따른 조치다”고 설명했다. 판매가 중지되는 품목은 신라면(5000원), 짜장범벅(4000원), 오징어짬뽕(5000원), 튀김우동(5000원), 누룽지(5000원) 등 총 5종이다.

진에어 기내 부식 중 라면은 가장 저렴한 상품이다. 현재 진에어가 판매하는 제품중 라면을 대체할 수 있는 열무비빔국수와 백김치비빔국수는 9900원이다. 그밖에 양념치킨은 1만2000원, 닭가슴살 샌드위치 1만2500원, 불고기 샌드위치 1만1000원 등이다. 라면과 같은 가격의 상품은 지니피콕세트(조각피자)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다른 LCC는 기내 라면 지속할 계획이다. 대신 기체가 흔들릴 때를 대비해 지퍼백이나 스티커 등을 함께 제공하고 난기류 발생 시 기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등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하겠단 방침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라면 판매를 중단한 진에어의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처럼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음에도 극단적인 판매 중단이 정말 안전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진에어의 조치가 고가의 기내 부대 식품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진에어는 건비, 리스 비용, 연료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진에어 영업이익은 9억440만원으로 이는 전년(약 178억원) 동기대비 94.9% 감소했다. 매출액은 3082억원으로 19%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은 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 진에어를 제외한 다른 LCC들은 라면에 대한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계속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뜨거운 물 방지 스티커를 부착한 기내 컵라면. [사진=이스타항공]

실제로 진에어는 대체 간편식을 도입하고 기내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대체식품 구성은 나오지 않았지만 모회사인 대한항공처럼 샌드위치나 피자 등 상품을 도입한 가능성이 높다.

한 누리꾼은 “다른 LLC들처럼 안전장치를 고안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국물이 없는 비빔라면류까지 전면 금지한 것이 이해가 안간다”며 “대체식품 후보라고 해봤자 샌드위치 정도일 텐데 라면보다는 비쌀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진에어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라면을 대신할 부식으로 고가 상품을 도입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만약 진에어의 의도가 정말로 순수하다면 라면을 대체할 식품으로 비슷한 가격대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들의 경우 기내식 서비스가 항공권 값에 포함돼 있어 라면 지급 중지로 서비스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반면 LCC는 부식 중 라면의 인기가 높은 편인데 이를 판매하지 않는다면 라면보다 수익률이 좋은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만약 진에어가 정말로 가격대를 높은 상품을 더 팔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상품 지급을 중단한 것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다”며 “정말 안전을 위한 조치라면 추후 추가될 메뉴에 라면만큼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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