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히스토리] CNS 보폭 넓히는 삼진제약…약가인하 대응책 확장

/사진 제공=삼진제약,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삼진제약이 이대서울병원과 손잡고 중추신경계(CNS) 신약개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편두통 후보물질과 치매 관련 협업 이력을 병원 임상 자문 체계와 연결하며 CNS를 새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전문의약품(ETC) 중심 외형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국책과제 연계와 사업화 구조 구체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진단도 수반된다.

분산된 CNS 행보 한 축으로

/생성형 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최근 이대서울병원과 CNS 질환 치료제 연구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편두통 등 다양한 CNS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역량을 결합하고 전문지식 교류 및 업무연계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삼진제약의 항체 연구 역량과 이대서울병원의 임상 연구 인프라의 결합에 나선다.

시장은 이번 MOU로 삼진제약의 CNS 접근이 하나의 축으로 묶일지 주목한다. 사업보고서에는 편두통 적응증의 신약 후보물질 SJB21이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 올라와 있고, 연혁에는 아리바이오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R&D MOU, 뉴로핏과의 치매·뇌졸중 협업 MOU 등도 담겨 있다. 아리바이오에서 기술도입(LI)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국내 임상3상 공동진행과 국내 독점 생산·판매권 계약까지 감안하면 삼진제약의 CNS 행보는 축적된 흐름에 가깝다.

이번 협약의 실질적 의미로는 연구 초기단계에서 병원 임상 자문 기능을 본격적으로 붙였다는 점이 꼽힌다. 삼진제약은 항체 발굴, 엔지니어링, 후보물질 최적화, 시험관(in vitro)·생체(in-vivo) 전임상 평가를 맡고, 이대서울병원은 질환 이해와 병태생리 검증, 임상적 유효성 관점의 자문을 담당한다. 내부 R&D 역량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환자 기반 통찰과 진료 현장 시각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구조다. 이를 통해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편두통을 전면에 세운 점도 눈에 띈다. 회사는 3월 이화여대 의과학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송태진 교수가 임상 자문과 질환 기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임을 강조했다. CNS 전반을 열어두면서도 유력 적응증 후보군으로 편두통이 점쳐지는 이유다. 임상 수요와 환자군이 선명한 영역에서 사업성 검증을 서두르려는 흐름으로도 읽힌다.

플래리스 중심 구조와 다변화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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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이 CNS 신약 쪽으로 보폭을 넓히는 배경에는 기존 매출 구조의 한계가 깔려 있다. 2025년 기준 회사의 ETC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3091억원 중 77.2%를 차지했다. 사업보고서에는 플래리스를 포함한 순환기 및 대사질환 치료제가 ETC 매출의 성장을 주도했다고 적시돼있다. 현재 외형의 중심이 여전히 성숙 품목과 기존 ETC 제품군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대표 품목 구성을 봐도 삼진제약의 현재 외형은 기존 품목 판매에 무게가 실려 있다. 회사는 주력 제품으로 항혈전제 플래리스, 해열진통제 게보린, 뇌기능개선제 뉴티린 등을 제시한다. 시장이 삼진제약을 제네릭(복제약) 위주 기업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 제네릭 품목인 플래리스 등 순환기 및 대사질환 치료제는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환경도 신약 다변화 필요성을 더 키운다. 최근 정부가 제네릭의 약가인하율을 45%로 확정한 데 따른 우려다. 삼진제약 또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국내 의약품 시장이 업체 수 과다와 유사상품 난립으로 과당경쟁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또 계속되는 약가인하 정책과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 속에서 신제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적었다. 기존 품목 판매만으로는 약가와 경쟁 압력을 상쇄하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실적 흐름도 기존 품목만으로는 성장 서사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매출이 2021년 2501억원에서 2025년 3091억원으로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339억원에서 268억원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또한 284억원에서 242억원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13.6%에서 8.7%로, 당기순이익률은 11.4%에서 7.8%까지 하락한 상태다.

국책과제 연계와 사업화 변수

/생성형 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향후 관건은 이번 협약을 실제 사업구조로 연결할 수 있을지다. 삼진제약은 공동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IP) 귀속과 역할 범위, 비용 분담, 사업화 구조 등을 향후 별도 합의와 계약으로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의 방향과 협업의 필요성은 제시됐지만 수익 배분과 권리 구조 같은 핵심 상업화 조건은 아직 비어 있는 상태다. 후속 계약의 내용에 따라 이번 MOU가 단순 협력 수준에 그칠지 CNS 신약 사업화의 발판이 될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책과제 연계 여부도 성패를 가를 요소로 꼽힌다. 삼진제약과 이대서울병원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국책과제와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을 활용한 공동연구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초기 CNS 신약 연구는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외부 재원 확보 여부가 개발 속도와 연구 범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삼진제약의 국책과제 관련 행보가 주목받는 것도 이 지점에 있다. 삼진제약은 2025년 11월 보건복지부의 총 371억원 규모의 국책과제인 '2025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 모델개발'에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SJN314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책과제에 속한 파이프라인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민경훈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신약본부 전문위원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는 약가인하를 포함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예고했는데, 이는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시행되는 2026년 하반기 대대적 약가인하"라며 "올해 전반적인 어려운 업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의 절대적 규모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져 위기에 대처하는 사업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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