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고 위로하는 노래가 있다. 시(詩)와 같은 가사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건네줄 뿐 아니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과 생각거리를 던지기도 한다. 에디터가 선정한, 가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시대별 명곡을 소개한다.
1980년대 ‘가시나무’ (시인과 촌장)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외로운 마음을 비추는 노래
쓸쓸한 마음을 가시나무에 빗대어 담담하게 풀어낸 곡. 단순한 단어들이 모여 깊은 울림을 주고, 듣는 내내 ‘가시나무’는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조용히 마음속을 파고드는 가사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고요한 밤, 홀로 사색에 잠기고 싶을 때 듣기 좋은 노래다.
1990년대 ‘서른 즈음에’ (김광석)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모든 이별을 생각하게 하는 노래
서른이 아니어도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담아볼 만한 곡이다. 사랑과 연인의 이별을 넘어 결국 우리는 만나는 모든 것들과 조금씩 멀어지고 이별한다는 걸 깨닫게 한다. 서른 둘, 짧은 생을 마감한 김광석의 목소리는 그래서 더 아릿하게 남는다. 오늘이 괜히 더 소중해진다.
2000년대 ‘스물다섯, 스물하나’ (자우림)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위한 노래
청춘의 한순간을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소중함이 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그때 곁에 있던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노래. 다시 만날 수 없는 어느 봄날을 조용히 떠올리게 한다. 보컬 김윤아의 깊고 담담한 목소리가 지나간 청춘을 더 애틋하게 만든다. 잊히지 않는 순간들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이 떠오른다.
2010년대 ‘그중에 그대를 만나’ (이선희)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로를 알아보고
주는 것만으로 벅찼던 내가 또 사랑을 받고
그 모든 건 기적이었음을
스쳐간 모든 만남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연이 된다는 것. 평범해 보였던 만남이 사실은 기적에 가까웠다는 걸 깨닫게 한다. 흔하게 지나쳤던 순간들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노래를 듣는 내내 조용히 생각하게 되는 곡이다. 앞으로 다가올 인연까지 더 소중하게 느껴지게 한다.
2020년대 ‘나는 문어’ (안예은)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
꿈속에서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노래
귀엽고 유쾌한 멜로디에 가려져 있지만 문어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정해진 틀을 벗어나 마음껏 꿈꿔도 괜찮다고, 가볍게 흥얼거리다 보면 문득 위로받게 되는 노래다. 모든 사람들이 가사 속 문어처럼 마음껏 꿈꾸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ㅣ 덴 매거진 Online 2025년
에디터 안우빈 (been_1124@mcircle.biz)
Copyright © 저작권자 © 덴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