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보행로에 국내 최초(?) 벌금 부과한 아파트

- 상일동역 초역세권 단지 공공보행로 벌금 공문에 인근 주민 집단 반발
- 강남 이어 전국으로 번진 아파트 펜스, 실효성 있는 중재책 시급

욕세권이 된 대장주 아파트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고덕아르테온 아파트가 단지 내 공공보행통로를 두고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4,066세대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인 고덕아르테온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과 직결된 초역세권 단지로, 올해 10월에는 전용면적 84㎡ 기준 23억원대의 신고가를 기록하며 강동구의 대표 대장주로 위상을 떨쳤습니다. 그러나 이 아파트가 12월 초 발송한 한 장의 공문으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이 공문에는 단지 내 중앙 공공보행통로를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단지 내 흡연, 반려견 배설물 미수거 등의 행위에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 등을 주행할 경우, 20만원의 벌금을 걷겠다고 명시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문제는 이 보행로가 일반적인 사유지가 아닌 공공보행로라는 점입니다. 공공보행로는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일반인이 보행에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된 통로를 의미하며, 법적으로 일반인의 보행을 방해하는 물체의 설치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런 공공보행로를 단지가 임의로 제한하겠다고 나서자 논란이 된 것입니다.

공공보행로를 둘러싼 충돌

고덕아르테온을 관통하는 공공보행로는 상일동역 5번 출구에서 고덕자이 등 인근 대형 아파트로 가는 최단 경로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수년간 이용해 오던 이 보행로에서 갑자기 벌금을 걷겠다는 발표에 격분했고, 이 소식은 언론과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세간에서는 고덕아르테온이 용적률 혜택을 받고도 공공보행로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공공보행로 조성 시 용적률 혜택을 주는 제도는 2023년 이후에 도입됐는데요. 2020년에 입주한 고덕아르테온은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덕아르테온 측은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합니다. 단지 내에서 시설 훼손, 흡연, 반려견 배설물,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으며, 특히 2025년 7월에는 인근 단지 청소년들이 주차장 내에서 소화기를 난사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조치는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질서 유지 행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공보행로 탄생 이유

고덕아르테온의 공공보행로는 재건축 당시부터 계획된 것이었습니다. 강동구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은 공공보행로 조성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받았으며, 2012년 4월 서울시가 고시한 재건축 지구단위계획 결정도에도 해당 부지에 공공보행로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덕아르테온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업 승인 조건으로 공공보행로 조성이 포함된 만큼 이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견해입니다. 하지만, 강남구 디에이치아너힐즈의 경우, 준공 후 공공보행로에 1.5미터 담장을 설치했으나, 조합장이 벌금 100만원만 부과받았을 뿐 철거는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반포센트럴자이, 래미안블레스티지 등 다른 고급 아파트들도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담장을 설치해 논란이 됐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덕아르테온이 부과하려는 질서 유지금에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대법원에서도 아파트 관리 규약은 입주민 외의 제3자에게 효력을 미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실질적인 벌금 징수보다는 심리적 압박을 통한 외부인 통제 수단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전국적 확산 우려와 상호 조율 필요

서울시는 2024년 8월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개방 운영 기준’을 통해 용적률 등 혜택을 받고도 시설 개방을 하지 않는 아파트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법 펜스 설치가 서울을 넘어 수원, 부산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단으로 설치된 펜스라 하더라도 사유지에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강제 철거를 시행하기 어렵고, 소액의 벌금 부과 외에는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최근 고덕아르테온 내에서는 논란이 계속되면서 입주민 사이에서도 강경 대응을 자제하자는 의견이 늘고 있습니다. 상호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기 전에 주민들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인데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기사 내 리얼캐스트TV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