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상법개정 여파’ 높아진 계열사 지원 문턱

포스코홀딩스 역삼 본사 전경 /사진 제공=포스코홀딩스

국회에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앞으로 포스코그룹 계열사 간의 지원 부담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각 사별로 주주 이익 대변이 중요해지면서 계열사 지원 결정 과정이 한층 보수적이고 엄격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9일 리포트를 통해 “주주 이익 보호가 강화되면서 앞으로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타 계열사 지원을 결정할 때 그 정당성과 절차에 대한 요구 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5일 설명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1·2차 상법 개정안에는 주주 충실 의무,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3% 제한,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상법 개정은 주주 보호 강화와 이사회 책임 확대를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 전반을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흐름이다. 반면 기업 대주주 입장에서는 경영 자율성 악화, 투기 자본의 경영권 위협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부작용도 안고 있다.

서민호 수석애널리스트는 “방향 자체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계열사 지원이나 자사주 활용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의 재무 전략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제도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이사는 의사결정 시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 전체의 이익까지 고려해야 하는 법적 책임을 지게 됐다.

주주 충실 의무 제도는 기업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여유 자금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나 배당 재원 등에 사용한다. 즉 주주 가치 제고와 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셈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1조3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설정했다. 분야별로는 △철강 6조8000억원 △이차전지 2조6000억원 △인프라 1조5000억원 등이다. 포스코그룹이 진행하는 투자와 관련해 경영진이 주주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할 경우 이해상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포스코그룹은 계열사별로 이차전지 투자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 같은 의사결정 역시 앞으로 보수적이고 엄격해질 전망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현재 기준에서는 이번 상법 개정이 포스코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 판단을 조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포스코그룹은 이미 지주사 체제하에서 의사결정 구조가 비교적 명확하고 포스코홀딩스 자체의 재무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중요한 변화는 자기주식 활용에 대한 제약이다. 2026년 2월 25일 국회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며 3월 6일부터 즉시 시행됐다. 이에 따라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내에 소각해야 하며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정리해야 한다.

다만 서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소각이 포스코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풍부한 유동성과 재무 여력 등을 감안하면 제도 변경에 따라 보유 자기주식이 전액 소각되더라도 포스코홀딩스의 자체 재무 융통성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포스코홀딩스는 이미 대규모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주주 환원을 상당 부분 이행한 상태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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