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발뺌할래?”…미·러시아 간 무인기 충돌 영상 보니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3.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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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를 뿌리며 2차로 접근하는 러시아 Su-27 전투기. [사진 제공 = 미군 유럽사령부]
미군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한 사건과 관련, 미군이 충돌 당시 영상을 일반에 공개했다. 무인기가 촬영한 영상은 대개 군사기밀로 취급되지만, 양국 간 책임 공방에서 미국이 증거자료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군 유럽사령부는 러시아 전투기 Su-27이 미국 무인기 MQ-9에 접근하면서 연료를 뿌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42초 남짓한 동영상에는 지난 14일 흑해 상공에서 Su-27 한 대가 MQ-9의 후방에서 접근, 차단 기동을 하면서 연료를 방출하는 모습이 담겼다. 전투기는 연료를 뿌리면서 무인기 위로 비행했고, 이때 무인기의 영상정보 송출도 신호 방해로 일시 중단됐다.

영상에는 Su-27이 2차로 접근하는 장면도 담겼다. Su-27은 두 번째 접근 때도 연료를 방출하면서 무인기 위로 지나갔고, 기체 간 거리는 첫 번째 접근 때보다 더 가까웠다.

이후 SU-27이 무인기와 부딪혔는데 이때 약 60초간 카메라 송출이 차단됐다고 미군 유럽사령부는 설명했다. 다시 카메라가 작동하면서 프로펠러의 날개 하나가 손상된 모습도 포착됐다.

앞서 미군 유럽사령부는 지난 14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SU-27기 2대가 MQ-9에 근접 비행했으며 이 중 한 대가 MQ-9의 프로펠러와 부딪히면서 MQ-9이 결국 추락했다고 밝혔다. 충돌 전 러시아 전투기는 여러 차례 MQ-9에 연료를 뿌렸다는 설명이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 “러시아 전투기는 공중전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무인기와 접촉하지 않고 안전하게 기지로 귀환했다”며 부인했다.

동영상이 공개된 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사고에 대한 이미지를 공개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에선 러시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연료를 뿌리며 1차로 접근하는 러시아 Su-27 전투기. [영상 제공 = 미군 유럽사령부]
라이더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러시아와 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전체 그림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러시아와 분쟁이나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싸울 수 있도록 돕는 주된 임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응이 유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라이더 대변인은 “우리는 조종사의 행동이 안전하지 않았고 비전문적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말했으며 용납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고 답했다.

또 러시아의 행동이 의도적이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우리가 아는 것은 조종사의 공격적인 행동은 의도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드론을 고의로 부딪쳤는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공군 준장인 그는 “공군 입장에서 보면 왜 하늘에서 당신 비행기로 다른 비행기를 치겠느냐. 그런 점에서 그것은 비행 기술이 좋지 않거나 무모한 행동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에 보상을 요구했는지는 “내가 아는 한 없다”고 말했고, 또 미국이 러시아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러시아가 미군의 MQ-9을 회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러시아가 MQ-9를 회수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를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러시아가 어떤 유용한 것을 복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항공기에 있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고, 항공기는 심해에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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