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블리 와인은 왜 굴요리와 잘 어울릴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샤블리 와인 가까이 들여다보기①>
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 산지로 약 1억5000만년전 바다/작은 굴 화석 포함 석회질 ‘키메르지앙’ 토양/미네랄·산도 좋아 굴 등 해산물과 찰떡궁합/홉스코치 코리아 마스터클래스·푸드 페어링 행사 열어 샤블리 매력 전파



최근 홉스코치 코리아(옛 소펙사 코리아)는 ‘샤블리 와인 가까이 들여다보기’를 주제로 샤블리 와인 마스터클래스, 푸드 페어링과 함께하는 미니 시음회를 열었습니다. 부르고뉴 와인 인증 강사 이인순 원장과 2023년 한국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윤효정 소믈리에가 진행한 마스터클래스에서는 쁘띠 샤블리(Petit Chablis), 샤블리(Chablis),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1er Cru), 샤블리 그랑 크뤼(Chablis Grand Cru) 등 4개 아뺄라시옹 8개 와인을 통해 샤블리 와인의 다양한 매력과 샤블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토양이 자세하게 소개됐습니다.



샤블리 AOC 와인은 오로지 샤르도네 품종으로 100% 드라이 화이트 와인만 생산합니다. 하지만 포도밭 위치, 일조 방향, 와인메이커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샤블리는 북위 47~48도이며 프랑스에서는 상파뉴를 제외하면 가장 북쪽 와인산지입니다. 이런 지리적 위치만으로도 샤블리 와인의 스타일과 기후적 특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샤블리 역사는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초기에는 베네딕트 수도사들이 이 지역에 정착해 포도 재배를 시작했고, 이후 프랑스 왕이 샤블리 지역을 하사하면서 와인 양조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시토 수도회가 와인 양조 기술을 더욱 심화시켰고 중세에 들어서는 수도원뿐 아니라 귀족들까지 포도밭을 경작하게 됩니다. 이 시기 샤블리 와인은 프랑스 국왕과 귀족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수로를 통해 파리와 유럽 여러 나라로 운송되며 명성을 쌓았습니다.


▶키메르지앙
샤블리 떼루아는 쥐라기 후기인 약 1억5500만년~1억4500만년 전 사이에 형성됐습니다. 당시 이 지역은 바다였습니다. 바다 깊이가 얕아서 육지에서 침식된 화강암 그라나이트(Granite), 석회암 라임스톤, 진흙 클레이(Clay), 석회질과 점토로 구성된 이회토 말(Marl) 등 다양한 토양이 층층이 쌓였고 그 위에 굴 등 유기물들도 많이 쌓여 있습니다. 샤블리 토양에서 굴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건 이 때문입니다.
샤블리 토양중 특히 ‘엑소그라 비르굴라(Exogyra Virgula)’로 불리는 작은 굴 화석을 포함하고 있는 석회질 토양을 ‘키메르지앙(Kimmeridgian)’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이 토양이 미네랄이 풍부하고 산도가 생기발랄하며 복합미가 뛰어난 샤블리 와인의 매력을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샤블리 와인+겨울철 석화’ 페어링이 ‘국롤’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샤블리 토양이 주는 미네랄과 산도 덕분입니다.

포틀랜디앙(Portlandian) 지층은 키메르지앙보다 약 1000만만년 뒤, 해수면이 가장 높았던 시기에 형성된 지층으로 퇴적물이 거의 섞이지 않은 단단한 석회암층이 특징입니다.
일반 샤블리,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샤블리 그랑크뤼가 키메르지앙 토양이고 쁘띠 샤블리는 포틀랑디앙 말(Portlandian Marl) 토양으로 좀 다릅니다. 작다는 뜻의 ‘쁘띠’가 샤블리 앞에 붙은 이유랍니다. 키메르지앙 보다 석회가 좀 적고 해양 화석이 별로 없어 와인이 좀 가볍고 산도가 떨어지며 미네랄 맛도 잘 나지 않습니다. 샤블리 생산자들은 샤블리 와인에 포함시키는 캐릭터가 좀 약하다고 판단해 쁘띠 샤블리로 AOC를 따로 정한 겁니다. 대신 쁘띠 샤블리는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차갑게 칠링해서 가볍게 먹기 좋고 음식 없이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 테라스에 앉아 친구와 수다 떨며 편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샤블리 남단의 그랑 옥세루아(Grand Auxerrois), 샤티오네(Chatillonnais)도 모두 포틀랑디앙 말 토양입니다. 일반 샤블리 토양은 주로 키메르지앙이지만 포틀란디앙 말이 섞여 있기도 합니다.


샤블리는 세렝 강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며 마을을 관통하고, 이 강을 기준으로 우안과 좌안의 지형이 구분됩니다. 우안에는 키메르지앙 지층이 많고, 여러 개의 작은 지류와 계곡이 형성돼 다양한 미기후가 만들어집니다. 덕분에 샤블리에서는 끌리마별로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됩니다. 최근에는 샤블리 지역이 북서쪽으로 확장됐습니다. 북서쪽에는 키메르지앙 지층이 많고, 남동쪽으로 갈수록 키메르지앙, 고대 조개화석인 아스타르테스 석회암 등이 섞인 복합적인 밀푀유형 토양이 나타납니다. 이 지역의 이회토는 수분과 열을 보존하는 데 매우 뛰어난 특성을 지닙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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