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랜저 저격수’로 불리며 대형 세단 시장의 균형을 흔들었던 쉐보레 임팔라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2025년형 임팔라 풀체인지 부활설”이 확산되며 팬들의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특히 700마력 SS 트림까지 나올 수 있다는 소문에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실현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희망 사항’에 가까운 이야기다. 쉐보레 측은 임팔라 부활과 관련해 “계획이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은 바 있다. 최근 퍼지고 있는 렌더링 이미지와 고성능 버전 소문은 대부분 AI 생성 이미지나 팬 메이드 콘텐츠에서 비롯된 것으로, 실차 개발과는 전혀 무관한 상황이다.

사실 임팔라는 이미 2020년을 끝으로 단종된 모델이다.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던 시장 환경 속에서 대형 세단의 입지는 급격히 축소됐고, 쉐보레 역시 내연기관 세단 생산을 접고 픽업과 EV로 전환하는 ‘팩토리 제로’ 전략을 본격화했다. 허머 EV, 실버라도 EV 등 쉐보레의 미래는 이제 전동화와 SUV에 맞춰져 있다.

국내 시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쉐보레코리아는 수익성과 물량 안정성을 이유로 새로운 세단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임팔라가 국내에서 좋은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데에는, 수입량 부족과 전략 부재, 가격경쟁력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현재 상황에서 이 문제들을 극복하며 다시 세단 시장에 진입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물론 최근 커뮤니티에 공개된 신형 임팔라 렌더링 이미지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날렵하고, 후륜 기반 스포츠 세단처럼 보이는 실루엣은 코르벳과 캐딜락을 섞은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보다는 ‘상상력의 산물’에 가깝다. 쉐보레가 후륜 기반 대형 세단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결국 임팔라는 향수를 자극하는 모델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한때는 분명 시장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시대의 흐름과 제조사의 전략 변화에 따라 조용히 퇴장한 모델이었다. 팬들의 애정과 기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지금은 ‘전동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냉정하게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부활보다는, 추억 속 임팔라를 기억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