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이용 중인 OTT는 몇 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 이후 불과 몇 년 사이에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다양한 OTT로 인해 이제는 전철이나 침대에서도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거든요. 덕분에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 콘텐츠들도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며 국내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했죠. MZ 맞춤형 경제 콘텐츠 뉴스레터 #어피티 가 머니레터 구독자 401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MZ세대는 OTT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봤어요.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OTT 구독 2개 이상은 기본!”
77.7%
10명 중 9.4명 “OTT를 이용하고 있어요”
OTT 이용 여부를 묻는 설문을 통해 OTT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났어요. 응답자의 93.5%가 ‘현재 OTT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거든요. 반면 ‘OTT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 ‘한때 이용했지만 현재는 이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2%에 불과했어요.
흥미로운 건 OTT 구독 개수였어요. 응답자의 77.7%가 2개 이상의 OTT를 이용하고 있었거든요. ‘2개’ 35.3%, ‘3개’ 22.8%, ‘4개 이상’이 19.6%로 나타났어요. ‘5개 이상’이라는 답변도 5%였어요. OTT별로 제공하는 콘텐츠 종류가 다르고 최근에는 각 OTT가 직접 제작에 나선 ‘오리지널 콘텐츠’ 비중도 커지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유행하는 콘텐츠를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것 같아요.
OTT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44.3%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어요. 뒤를 이어 ‘콘텐츠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서(34.2%)’,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서(14.6%)’, ‘가격이 TV나 영화관보다 저렴해서(2.6%)’, ‘광고가 없어서(2.4%)’ 순이었어요. 의외로 정액제로 무제한 시청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구독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요.
실제 이용 시간에 대한 설문도 의외였어요. 80.3%가 하루 평균 ‘2시간 이하’라고 답했어요. 구체적으로 ‘1시간 이하’가 33.9%, ‘1~2시간’이 46.4%로 나타났어요. ‘3시간 이상’은 19.7%밖에 되지 않았어요. 앞으로 얼마나 이용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도 81.2%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어요.
이와 관련, OTT를 구독하지 않는다고 답한 Z세대 홍 님은 “OTT가 빠르게 확산된 건 접근성 때문이라고 봐요. 싼 가격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간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 더 비싸지면 구독자 이탈이 생길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TV 방송 시청이 줄었어요” 81.2%
OTT의 등장은 기존의 미디어 소비 방식도 크게 바꿔놨어요. OTT 구독 이후 TV 실시간 방송 시청이 ‘많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68.5%였고 ‘조금 감소했다’는 응답까지 더하면 81.2%나 됐거든요. 영화관 방문도 마찬가지예요. 43%가 ‘많이 감소했다’, 28.6%가 ‘조금 감소했다’고 답했어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의 자유로운 생활습관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MZ세대는 OTT가 미디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요? 50.4%가 ‘콘텐츠 제작 환경의 변화’를 꼽았어요. 실제로 시즌제 드라마가 늘어났고 100억 원이 넘게 투자받는 등 회당 제작비가 비약적으로 커졌어요. ‘새로운 콘텐츠 제작 기회 창출’이라는 응답도 25.9%였어요. 기존 공중파 방송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실험적인 소재나 파격적인 장르가 비교적 제작 환경이 자유로운 OTT를 통해 시도되고 있죠.
반면 ‘방송사와 콘텐츠 제작사의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20.7%나 됐어요. OTT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채널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기존 미디어와의 협력 및 융합’은 2.5%로 낮은 편이었어요.
M세대 죤 님은 “OTT 시장이 커지면서 제작비도 늘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넷플릭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플랫폼은 오히려 제작 규모를 줄이고 있어요. 특히 일부 스타 제작자와 크리에이터들에게만 기회가 집중되다보니 중소형 크리에이터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요.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는 거죠”라고 말하며 중소 제작사의 현실에 대해 걱정했어요.
“K-콘텐츠 경쟁력이 향상됐다” 93.7%
OTT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93.7%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어요. 51.6%는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42.1%는 ‘경쟁력이 어느 정도 향상됐다’고 평가했어요.
OTT가 K-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도 물어봤는데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K-콘텐츠의 확산’, ‘K-콘텐츠 제작자 및 배우들의 해외 시장 진출 기회 확대’, ‘자유로운 콘텐츠 제작 환경 조성을 위한 재정적 지원 확대’ 등을 꼽았어요. 실제로 배우들과 제작진의 해외 활동 기회가 늘어났고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제작 환경도 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M세대 Sugar 님은 “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 환경이 글로벌 플랫폼의 입맛에 맞춰 변하고 있어요. 넷플릭스가 제작에 참여하면서 배우들의 출연료가 크게 올랐고 플랫폼 상황에 따라 작품의 운명이 결정되는 일도 많아졌죠. 우리 제작 환경이 OTT에 너무 의존적으로 돼가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라며 우려를 표했어요.
OTT 확산과 관련해 필요한 정부의 지원과 규제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시급한 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이용 요금 규제 강화(38.7%)’였어요. ‘국내 콘텐츠 제작자 및 기업 지원과 보호(27.9%)’, ‘글로벌 OTT의 국내 콘텐츠 품질 관리(19.2%)’,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13.0%)’도 지적됐어요.
국내 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거론됐는데요. OTT의 무분별한 요금 인상이 결국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이용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의 수익 악화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의견이었어요. 결국 OTT의 요금 규제, 콘텐츠 품질 관리, 개인정보 보호, 불법 유통 방지 등이 서로 맞물려 있는 문제예요. 모든 요소를 고려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