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40조 돈 보따리’ 푼 빈 살만, ‘신혼여행’ 日 패싱한 이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과 환담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측이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 당시 이미 일본 방문 일정 취소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오찬 당시 양측 대표단 사이에선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이후 일정에 대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사우디 정부의 한 관계자가 먼저 "태국을 들렀다가 일본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다른 핵심 관계자가 "그 중 일본 방문은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빈 살만 왕세자는 방일 일정을 취소했다. 사우디와 일본 정부 모두 현재까지 취소된 구체적 이유는 함구 중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과거 신혼여행지로 일본을 택하고, 현지 게임 회사를 인수할 만큼 일본에 관심이 크다. 그런 그의 갑작스러운 취소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중이다.

일각에선 빈 살만 왕세자 측이 한국에 예상을 뛰어넘는 '돈 보따리'를 한꺼번에 푼 일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은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바한을 계기로 사우디 정부, 기업, 기관 등과 26개 프로젝트 관련 계약 또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업규모는 300억달러(약 40조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연합]

빈 살만 왕세자가 바로 일본을 찾지 않은 데는 '보안' 문제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전날 YTN '뉴스와이어'에 "(빈 살만 왕세자의 입장에서)늘 불안한 게 보안"이라고 했다.

그는 "빈 살만 왕세자는 왜 그렇게 보안에 철저한가. 왕자 수가 7000명이다. 일부다처제로 한 왕이 37명 부인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7000명이 다 왕세자가 될 수 있다. '내가 제거되면 사우디의 부와 돈을 다른 이가 갖는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빈 살만 왕세자는)사용하던 왕실 물건을 그대로, 아마 기미 상궁까지 데려왔다. 식자재부터 모든 것을 자기 편의에 맞추다보니 그렇다"고 했다.

한편 왕위 계승권자이자 총리인 빈 살만 왕세자는 권력과 재력을 모두 가진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통한다. 해외 언론에선 무함마드 빈 살만의 영문 이니셜인 'MBS'로 부르기도 한다.

그의 재산은 적게는 1400조원에서 많게는 2500조원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끄는 국부펀드(PIF) 운용 규모는 700조원이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