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기준을 완화하면서 보업 업계의 수혜자로 롯데손해보험이 조명받고 있다. 최근 들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른바 돈맥경화에 시달렸던 롯데손보 입장에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손보도 당국의 기조에 맞춰 자본확충 전략을 수정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조만간 개선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보험업감독규정'의 일부개정고시안을 최근 의결하고,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관련해 권고 기준을 정비하기로 했다. 주요 개정사항은 △인허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후순위채 중도상환 등 3가지 요건을 완화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당국은 신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여기에 기초한 K-ICS제도의 적용으로 보험사에 대한 건전성 요구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과거 지급여력제도인 RBC제도 하에 설정됐던 건전성 권고기준인 150%를 변화된 제도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며, 최종 130%로 기준을 일괄 정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하향 조정 기준은 보험업권의 복합위기상황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기존 RBC제도 대비 금리 변동성 감소분, 은행권 사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손보가 주목한 대목은 후순위채 중도상환 요건에 관한 변경안으로, 해당 안에는 K-ICS 비율이 130% 이상일 경우 '상환 후 K-ICS 비율 100% 이상 유지'와 '상환할 자본증권의 금리조건이 현저히 불리하다'는 문구 등을 삭제하기로 했다.
또 비율 130% 미만인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금리조건을 삭제하기로 했는데, 롯데손보는 금리조건 명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결국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 조달을 위한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평이 나온다.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기준 K-ICS 비율은 경과조치를 적용하기 전 101.60%, 경과조치를 적용한 후 119.93%로 당국 권고치를 밑돌고 있다. 롯데손보 측은 "지난해 말부터 적용된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가이드라인'과 올해 도입된 '도달 연령별 손해율 가정'으로 전년동기 대비 526억 감소해 11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여파"라고 해명했다.
당국은 이번 중도상환 요건 완화와 함께 '대체 자본'의 정의도 개정했다. 기존에는 '금리 등 자금조건이 유리할 것'이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자금 조건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양질 또는 동질의 자본이면서 보험사가 감당 가능한 수준일 경우 상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시장 금리가 보험사의 통제 밖에 있다는 현실적 판단을 반영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뿐만 아니라 보완자본의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는 이번 제도 완화 요건으로 자금 조달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며 "(자금조건이 사라져) 시장 금리가 떨어졌을 때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수급할 수 있게 되면 자본운용의 유연성이 높아져 신용등급과 투자자 신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손보는 지난달 2020년 발행했던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중도상환을 위해 콜옵션을 행사하려 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제동에 막힌 바 있다. 이 여파로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부정적' 신용평가 등급을 받기도 했다. 또 콜옵션 미행사로 계약상 스텝업 조항이 발동되며 후순위채 금리가 7~8%대로 상승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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