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숨은 일꾼...최고의 파트너 '불펜포수 4총사'


빛나는 조명 아래 뜨거운 함성이 쏟아지는 그라운드. 화려한 그라운드 밖에도 묵묵히 달리는 선수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고의 경기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훈련 보조 선수들이 그 주인공이다.


KIA는 2023시즌을 앞두고 3년 만에 해외 캠프를 진행했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캠프에는 신용진(32), 최규상(32), 목고협(28), 윤용준(22) 등 4명의 훈련 보조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가장 먼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선수들의 훈련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쉼 없이 움직이느라 하루 2만보는 거뜬하게 넘기곤 했다.

 

하지만 ‘막내’ 윤용준은 “힘든 것도 모르겠다”라며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KIA와 윤용준의 인연은 201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 소래고 출신인 그는 그라운드에 대한 열망으로 연고도 없는 낯선 도시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윤용준은 “시즌 중에 코치님이 추천을 해주셔서 KIA와 인연이 됐다. 당시에는 어디든지 물불 가릴 때가 아니었다. 고민 안 하고 바로 가겠다고 했다”라며 웃었다. 5년째 KIA맨으로 지내고 있는 그는 올해 처음 해외 캠프도 경험했다. 윤용준은 “재미있게 해서 힘든 것도 몰랐다. 분위기도 좋아서 더 좋았다”라며 “투수들이 공 잘 받아줬다고 할 때, 함께 훈련한 선수가 잘하면 기분 좋다”고 이야기했다.


첫 해외 캠프를 경험한 윤용준을 제외한 세 명은 산전수전에 우승까지 경험한 ‘베테랑’들이다. 다시 한번 우승 순간을 꿈꾸면서 이들도 선수들과 함께 부지런히 달렸다.

 

올해로 7년 차인 목고협은 KIA에 온 첫 해 ‘우승 멤버’가 됐다. 야구가 질려서 도망치듯 선택한 길이었지만, 첫 해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동강대 출신의 목고협은 “당시에 편입을 권유받았는데 야구가 질렸다고 해야 하나, 불펜으로라도 프로에 들어오고 싶었다”라며 “후회도 많이 했다(웃음).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재미있고 보람된 순간도 많다. 오자마자 우승을 했다. 맨 위도 겪어보고 아래도 겪어봤다. 시즌을 보내는 재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캠프 오면 정말 바쁘다. 훈련 준비도 다 해야 하고 훈련도 도와야 하고 일이 많다. 이렇게 다들 고생하는데 KIA가 잘되면 좋겠다. 좋은 성적 나올 수 있도록 나도 열심히 돕겠다”라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규상과 신용진은 2015년부터 ‘호랑이 군단’의 일원이다. 이들은 2017년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짜릿한 승리, 우승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최규상은 “캠프에서 하루가 정말 길다. 하지만 3년 만에 진행된 해외 캠프라 색다르기도 했고, 운동도 많이 하고 뭔가 해보려고 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힘든 줄 몰랐다. 쉬는 날에도 선수들이 주차장에서 스윙하는 모습도 봤다”라며 “2017년 우승 해봤으니까 그 분위기 다시 느껴보고 싶다. 팀이 잘 된다면 내 몸 고생해도 괜찮다”라고 웃었다. 이어 “불펜에서 호흡 맞췄던 선수가 잘하면 기분 좋고, 뿌듯하다. 시즌 중에는 캠프 때보다는 덜 힘들다. 어느 상황에 누가 나갈지 보이고, 보직도 정해져 있다”라며 “캠프에서 열심히 했던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신용진에게 올 스프링 캠프는 더 특별했다. 3년 만에 진행된 해외 캠프이자, 불펜 포수로 마지막 캠프이기도 했다. 신용진은 올 시즌 원정기록원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 신용진은 “건국대 재학 중에 몸도 안 좋고, 상황도 안 좋아서 3학년 때부터 야구를 많이 안 했었다. 그때부터 운동장 관리하면서 여기서 했던 이들을 미리 했었다”라며 “추천해준 코치님이 1년 하고 그만둘 줄 알았다고 하셨는데 이곳의 생활이 너무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일은 힘들다. 하지만 신용진은 힘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일은 하는 것은 누구나 힘들다. 일이 힘들기는 해도 자기만족이 중요하다. 만족도가 높았다. 힘든 줄 몰랐다. 코치님들 성향, 훈련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을 파악해서 편하게 코치,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게 하려고 했었다”라며 “배팅 볼 던진 날 ‘덕분에 잘 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았다. 우리들이 고생해준 덕분에 잘되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좋았다. 같이 뛴다는 소속감이 생겼다.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그는 더 큰 도약을 위해 변화의 시즌을 맞는다. 신용진은 “현장을 떠나는 게 아쉽기는 하다. 나름 목표 중 하나가 (최)형우 형 은퇴할 때까지 배팅볼 던져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했다. 기회가 왔다”라며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열심히 잘해야 한다. 내가 잘해야 친구, 동생들도 내 뒤로 길을 걸을 수 있다. 결과가 나와야 하는 종목이다. 무조건 좋은 결과 만들 수 있게 하겠다”하고 각오를 밝혔다.

<광주일보 김여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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