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사업 현황을 살펴봅니다.

스마일게이트의 중국 사업은 역할 분담이 명확하다.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유통, 운영, 규제 대응을 맡고 스마일게이트는 지식재산권(IP) 제공과 콘텐츠 개발로 계약 대가를 회수하는 구조다. 직접 서비스가 까다로운 중국 시장의 제약을 파트너십 설계로 우회한 모델이며 대표 사례가 FPS게임 '크로스파이어'다. FPS게임은 이용자가 캐릭터의 1인칭 시점에서 총기류 등 무기를 사용해 진행하는 슈팅 게임 장르다.
직접 서비스 대신 분업으로 만든 수익 구조
스마일게이트는 2026년 경영 효율화와 의사결정 체제 일원화를 위해 스마일게이트홀딩스와 주요 계열사를 통합한 단일 법인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지주사였던 스마일게이트홀딩스와 크로스파이어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만 이들이 남긴 실적은 중국 사업의 수익 구조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단서다.
스마일게이트의 중국 사업은 직접 서비스보다 IP 기반 수익 회수에 무게가 실려 있다. 텐센트가 유통과 운영, 규제 대응을 담당하고 스마일게이트는 콘텐츠 개발과 업데이트를 맡는 분업 구조다. 중국 시장의 규제 환경을 고려할 때 이 방식은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성과를 회수할 수 있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구조는 크로스파이어를 통한 수익 창출로 이어졌다. 회사의 결산기간 변경으로 2025년 1~2월 2개월치만 반영된 제21기 연결기준 실적에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매출은 458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25년 1월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연도를 변경했다. 변경 후 사업연도는 매년 3월1일에 시작해 2월 말일에 끝난다.
특히 같은 기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이 3174억원으로 홀딩스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로스파이어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중국에서 텐센트가 퍼블리싱을 맡는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왔다. 이는 중국발 IP 수익이 그룹 실적의 중심축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익성만 놓고 보면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지표가 더 두드러진다. 제21기 매출 3174억원 가운데 순이익은 2047억원으로 순이익률이 64.5%에 이른다.
베이징 포럼서 확인된 존재감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는 게임 완성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용자 유입을 만들어내는 운영 역량이 관건이다. 텐센트는 현지 규제 대응은 물론 결제 수단, 플랫폼 연동, 대규모 라이브 서비스 운영까지 맡는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영역을 파트너에게 맡기고 개발과 업데이트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장기 서비스 체제를 유지해 왔다. 텐센트의 운영 역량과 스마일게이트의 IP 경쟁력이 맞물리며 분업 구조도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심의 등 제도 변수가 사업의 전제가 된다. 현지 운영을 퍼블리셔에 맡기고 개발사는 IP와 업데이트로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스마일게이트와 텐센트의 협력도 이런 분업 구조 위에서 돌아간다.
이러한 협력의 성과는 대외 행보에서도 확인된다. 이달 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대표가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참석했다. 현장에는 크로스파이어의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리우융 부회장도 함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게임사 대표가 동석한 것은 스마일게이트가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는 텐센트가 한국 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기부터 파트너십을 맺어왔다"며 "스마일게이트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텐센트가 중요한 역할을 해온 만큼 회사 입장에서도 핵심 파트너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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