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9개월 만에 '조삼모사'..주요제품 24개 가격 다시 올렸다

오뚜기가 오는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카레, 케첩 등의 가격을 최대 15%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뚜기 3분 요리 제품 라인업. /사진 제공=오뚜기

정부 압박에 가격 인상을 철회했던 오뚜기가 9개월 만에 24개 제품에 대해 평균 10%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부진한 2분기 영업이익이 가격 상승 배경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오는 30일부터 할인점(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케첩, 참기름, 볶음참깨, 스파게티소스, 후추 등 5개 품목 24종의 가격을 최소 7%에서 최대 15%까지 인상한다고 16일 밝혔다. ‘3분카레’ ‘2분 쇠고기카레·짜장’과 ‘순후추’ ‘참기름’ ‘크림·쇠고기 스프’ 등이 가격 인상 대상이다. 케첩은 7%, 후추는 15%가량 가격이 오른다.

편의점에서는 9월 1일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가격 인상 대상은 3분류(3분카레, 3분짜장 등), 스파게티소스, 후추, 케첩 등 4개 유형으로,  인상률은 약 10~15%에 달한다.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1일 제품 24종의 가격을 인상하려 했으나,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원재료 가격 인상과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오뚜기의 수익성이 약화됐다. 올해 2분기 오뚜기 연결 기준 매출은 85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6억원으로 4.6% 감소했다.

가공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소금과 설탕 가격도 크게 상승해 원료 가격 부담이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금과 설탕의 물가는 각각 174.73, 144.56으로 최근 5개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6%, 14.8% 상승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케첩과 파스타소스에 사용되는 토마토페이스트 원료 가격이 크게 올랐고 후추 원두 가격도 폭등했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