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도가 부서지는 백사장 위로 집이 하나의 풍경이 되어 내려앉았습니다. 도심의 소음을 뒤로하고 찾아온 이들을 반기는 것은 해풍에 몸을 맡긴 채 일렁이는 숲의 초록빛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입니다. 주말이면 해양 활동을 즐기러 모여드는 사람들의 활기가 가득한 이곳은 자연과 삶이 경계 없이 섞여드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땅이 바다를 직접 빚어낸다는 감각적인 구상은 약 57평 규모의 대지 위에 실현되었습니다. 모래사장의 연장선처럼 배치된 건물은 해안가에 아늑한 휴식의 둥지를 틀었습니다.

2021년부터 시작된 건축의 여정은 본채와 다목적 건물, 차고를 세우는 것으로 첫발을 뗐습니다. 이후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어 한 거주자의 요청에 따라 본채를 확장하며 지금의 완성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본채 1층은 압도적인 개방감을 자랑합니다. 4미터 높이로 솟은 천장과 바닥부터 천장까지 빈틈없이 메운 통유리창은 외부와 내부의 벽을 허뭅니다.
투명한 유리 너머로 쏟아지는 파란 풍경은 실내에 가벼운 공기감을 불어넣으며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시야를 선사합니다.

내부로 들어오면 자연에서 온 거친 질감들이 피부에 닿습니다. 섬에서 채취한 천연석과 단단한 기소석이 외벽의 분위기를 집 안까지 고스란히 끌고 들어옵니다.

벽난로와 거실의 콘솔, 커피 테이블은 물론 실내 장식석까지 일관된 소재를 사용해 공간의 통일성을 부여했습니다. 타오르는 불꽃이 돌의 불규칙한 표면에 그림자를 드리울 때면 집 전체에 고요하고 따뜻한 온기가 감돕니다.

2층의 침실은 확장 공사를 통해 더욱 넉넉한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새롭게 조성된 야외 테라스에는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욕조와 화덕 테이블이 놓였습니다.
모래사장을 연상시키는 화강암 바닥재를 선택해 테라스와 내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점이 돋보입니다. 자연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완성된 이 집은 해변의 질감을 공간 곳곳에 세심하게 녹여낸 건축적 미학의 결정체입니다.

수평선과 나란히 서 있는 이 집은 단순한 주거를 넘어 자연과의 온전한 합일을 제안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가 돌의 표면을 매만지며 매일 다른 표정의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바다를 품고 자연을 입은 이 집에서의 시간은 삶을 정화하는 고요한 안식처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