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달라" 고함에 길 막고 '찰칵'…민폐 러닝크루, 결국

<앵커>

요즘 공원이나 다 같이 쓰는 운동장에서 여러 명이 모여서 함께 무리 지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같이 뛰다 보니까 시끄러울 때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불만이 커지자 일부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단체 달리기 장소로 인기가 높은 서울 반포종합운동장.

수십 명이 한꺼번에 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곤 합니다.

[중학생 : 그냥 막 소리 지를 때도 있고 그래서 좀 무섭기도 하고 좀 불편해요. 그냥 굳이 무리 지어서 뛰지 말고 따로따로 뛰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면서 지자체가 규제에 나섰습니다.

서초구청은 5인 이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한다는 트랙 이용 규칙을 운동장 주변에 내걸었습니다.

5명 이상 달릴 경우 인원 간 간격을 2m 이상 유지해야 하고, 어기면 현장 관리직원이 퇴장까지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한 것입니다.

[서초구청 관계자 : 뛰는 데 방해가 되니까, (일반분들한테) 트랙 밖으로 비켜달라고 소리도 치고. 그 트랙에서 뛰는 모습을 사진을 찍겠다고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이런 사례들이 자꾸 발생을 하다 보니….]

서울 송파구는 석촌호수 주변에 3명 이상 달리기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경기 화성시도 동탄호수공원에 러닝크루 출입을 삼가 달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아름/서울 서초구 : 이렇게 부딪힐까 봐 조금 염려되는 부분들이 있긴 있죠. 왜냐하면 애들은 어른들보다는 좀 주위를 좀 덜 살피긴 하니까요.]

[하승민/서울 서초구 : 20명 이렇게 넘게 있다고 하더라도 소그룹으로 해가지고 질서 정연하게 레인을 한두 개 정도만 한다든지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함께 땀 흘리며 즐기는 러닝크루 활동.

다른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뒷받침될 때 성숙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김윤성)

정혜진 기자 hj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