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계약, 골로 간다”…다 지은 미분양 아파트 1만6000채, 부동산 호황의 반전? [뉴스+]
서울·수도권 인근 빼곤 찬바람 쌩쌩
악성 미분양에 건설사들 유동성 위축
주택이 다 지어진 후에도 팔리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이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이 건설업계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의 ‘2024년 8월 주택공급 통계’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6461가구로, 전월 대비 2.6% 늘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분양을 먼저 마친 뒤 건설하는 선분양이 일반적이다.
대단지 아파트를 짓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부지와 기초 자금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끌어모은 뒤 수분양자로부터 받는 계약금, 중도금으로 이자와 공사비를 메운다. 최종적으로 입주 시점에 잔금을 받아 PF 대출을 상황하게 된다.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을 떠안고 있는 건설사(또는 시행사)는 PF 대출을 갚지도 못한 채 계속 이자만 내야 한다. 업계에서 준공 후 미분양을 ‘악성 미분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준공 후 미분양이 늘면 건설업계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새로 아파트를 지으려는 곳이 줄어들게 되고, 심한 경우 공사현장이 폐쇄(셧다운)되거나 건설사가 부도를 맞게 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 경기불황과 최근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이 맞물려 최근 각종 주택 관련 지표는 개선되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8478가구로, 전월 대비 30.5% 늘었다.
착공도 1만6024가구에서 2만9751가구로 급증했고, 준공과 분양 물량도 각각 33.7%, 23.9% 증가했다.
인허가와 착공, 준공 실적 등은 대표적인 주택 공급 선행지표로 분류된다.
분명 수치상으로는 주택 경기가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언론에서 분양 열기가 뜨겁다고 보도한 곳은 서울과 서울 근접성이 좋은 경기도 상급지이거나, 과거 2∼3년 전 분양가로 취소 물량이 뜬 곳”이라며 “주택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부터는 한 번도 좋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도 분양시장이 여의치 않아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상당수 사업현장이 분양을 미루면서 버티는 실정”이라며 “정부 얘기만 듣고 무작정 공사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사업비를) 회수하지 못하면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PF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27조1000억원으로, 정부가 각종 PF 사태 대책을 발표했던 1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이다.
미분양이 당장 해소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을 뺀 나머지 주택 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데다 분양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8월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1㎡당 568만2000원으로 1년 새 13.42% 올랐다.
서울은 상승폭이 훨씬 더 커서 같은 기간 1㎡당 평균 분양가가 963만5000원에서 1304만3000원으로 30% 넘게 뛰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1년 전보다 2억8627만2000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을 획기적으로 줄인다기보다 시장참여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정도”라며 “지방에 집중된 미분양 문제를 풀기에는 다른 근본적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부동산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어서 정부 대책이 지방에까지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2∼3년 넘은 지방의 악성 미분양은 취득세나 양도세 감면을 해주는 등 파격적인 조치를 주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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