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렉서스 ES가 이번 풀체인지를 통해 완전히 달라졌다. 전장이 5.14m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제네시스 G80은 물론 G90과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체급으로 성장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숏 휠베이스 모델과 맞먹는 크기가 됐으니, 'E클래스급'이라던 과거의 수식어는 이제 무색해졌다.

이전 모델보다 16.5cm나 길어진 차체는 실내 공간의 여유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휠베이스가 8cm 증가하면서 뒷좌석 레그룸이 대폭 넓어졌고, 전륜 트랙은 6cm, 후륜 트랙은 8cm씩 넓어지면서 안정적인 주행 자세를 확보했다. 여기에 최대 4도까지 작동하는 후륜 조향 시스템을 더해 대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좁은 도심에서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외관은 한층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날카롭고 정교한 전면부 디자인은 마치 현대적인 배트모빌을 떠올리게 한다. 후면에는 렉서스 로고가 새겨진 관통형 테일램프가 적용돼 밤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기차 버전에는 19인치 또는 21인치 대형 휠을 장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두 가지로 구성된다. 전기차는 전륜구동 350e와 사륜구동 500e로 나뉜다. 350e는 77kWh 배터리로 제로백 8.2초, 500e는 75kWh 배터리로 제로백 5.7초의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DC 150kW 고속충전을 지원해 10%에서 80%까지 30분이면 충전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2.5L 4기통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는 유럽 사양 200마력, 북미 사양 250마력으로 제로백 7~8초대의 성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순수 전기차보다 345~445kg이나 가볍다는 점이 핵심이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검증된 효율성을 고려하면, 실용성과 경제성 면에서 탁월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친환경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했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조달한 대나무 우드 소재를 곳곳에 배치했고, 그 뒤편에 앰비언트 조명을 설치해 빛이 투과되는 독특한 효과를 연출했다. 14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17개 스피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최신 편의 사양도 빠짐없이 갖췄다.

온도 조절은 터치스크린이 아닌 물리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어 운전 중 편의성이 뛰어나다. 앞뒤 창문 모두 이중 글레이징 처리를 통해 정숙성을 극대화했으며, 도어 실과 진동 저감에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대형 세단에 걸맞은 고요함을 추구한 흔적이 역력하다.

뒷좌석은 이번 풀체인지의 백미다. 전동 조절 시트에 열선·통풍 기능, 종아리 받침대, 마사지 기능까지 모두 갖춰 가히 '퍼스트클래스'급이라 할 만하다. 뒷좌석에서 앞 조수석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돼 쇼퍼 드리븐 포지션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전동 선쉐이드와 USB-C 충전 단자도 좌우에 마련됐다. 8cm 증가한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 레그룸이 대폭 넓어진 것은 이번 풀체인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시트 소재는 동물성 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NULUX' 고급 인조가죽이 기본이다. 최상위 전기차 버전에서만 가죽 시트를 선택할 수 있다. 친환경을 중시하는 렉서스의 철학이 반영된 결정이다.

트렁크는 외관상 패스트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반 세단형 구조다. 폭이 145cm로 넉넉하고, 바닥 아래에는 충전 케이블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뒷좌석과 연결되는 스키 해치도 제공된다.

이제 신형 ES는 S클래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지가 차체 크기와 후석 편의사양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제네시스 G80, G90이 긴장해야 할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특히 검증된 효율성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대형 세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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