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선 “최시원 재능 타고나, ‘쏘리쏘리’ 장면서 카메라 봐 NG”(DNA러버)[EN:인터뷰②]
[뉴스엔 이하나 기자]
배우 정인선이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최시원의 유쾌함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정인선은 지난 10월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 CHOSUN 주말미니시리즈 ‘DNA러버’(극본 정수미, 연출 성치욱)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수많은 연애 실패 후 유전자를 통해 자신의 짝을 찾으려는 유전자 연구원 한소진 역을 맡은 정인선은 제작진에게 헤어스타일링까지 제안하는 등 작품에 몰입했다.
정인선은 “작품마다 핀터레스트에 폴더를 만들어서 스타일링, 헤어, 메이크업 등 영감을 받을만한 사진을 저장해놓는 편이다. 이번에도 바로 떠오르는 헤어가 있어서 그 사진을 감독님, 작가님께 보여드리고 설득해서 잘랐다. 내가 처음 제안한 건 ‘싱글즈’ 장진영 언니나 ‘아멜리에’ 같은 머리였는데, 작가님께서 곱슬머리 우성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컬은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그게 합쳐진 게 이 아이가 됐다. 감독님은 약간 빈티지한 색감의 웜톤 계열의 느낌을 원했고, 나는 원색 계절의 체크 패턴이 많은 모습이었다. 그런 것에서 소진이의 캐릭터성이 표현되기를 바랐다. 딱 봐도 눈에 확 튀고 캐릭터 같고, 독특해 보였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스타일링에 대한 엇갈린 반응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정인선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는 후련했다.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기분 내키는 대로 잘라 버리면 안 되지만 사실 단발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역할을 만나서 잘라버린 나 자신한테도 후련했고, 소진이라는 캐릭터에 더 몰두하게 만들어줬다. 호불호가 있으니까 다음에는 그런 걸 생각하면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헤어 외에도 현장에서 의견을 냈던 것이 반영된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정인선은 “나뿐만 아니라 시원 오빠가 아이디어 뱅크였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제안을 잘 받아주셨다. 대본 그대로도 찍어 보고, 리허설하다가 재밌는 게 나오면 그것대로도 찍어봤다. 결국엔 너무 웃었다”라고 설명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정인선은 심호흡을 하고 가야할 정도로 최시원과 촬영할 때는 웃음을 참기 힘든 순간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인선은 “오빠가 분명 처음에는 대본대로 잘 찍는다. 그러다 ‘우리 할 거 다 따 놨다’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굉장히 공격적인 유머를 던진다. 애드리브도 하는데 갑자기 몸으로도 웃긴다”라며 “몸도 안 아끼고 웃겨주니까 너무 즐겁긴 한데, ‘내가 버텨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생겨서 참아도 봤다. 결국 오빠는 웃을 때까지 한다. 오빠의 타고난 재능을 여실히 느꼈다. 찍으면서도 소진이는 가짜 광기고 오빠가 진짜 광기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오빠를 보면서 (재능이) 탐났다”라고 말했다.
큰 웃음을 선사했던 증모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정인선은 “심지어 그 신을 찍을 때는 오빠가 털을 가리고 와서 찍기 전에 갑자기 보여줬다. 이러면 어떻게 버티겠나. ‘버텨봐라’ 이런 느낌처럼 한다. 매 순간 레벨업하는 과정이었다”며 “차원이 다른 타고난 센스를 느꼈다. 애드리브로 웃기는 분이 있고 행동으로 웃기는 분들이 있는데 보통 하나만 하는 경우가 많다. 오빠는 둘 다였다. 병실에 누워있는 신이니까 안심을 했더니 손가락 같은 걸로도 웃긴다”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슈퍼주니어 이특, 신동과 함께 ‘쏘리쏘리’를 노래방에서 부르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당시 상황을 묻자 정인선은 “‘이 귀한 공연을 보면서 내가 앉아 있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 신 분위기상 울상 짓고 있어야 하는데 마음 같아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라면서 “근데 자꾸 카메라를 보셔서 NG가 났다. 노래 부르는 부분만 만들어서 찍자고 해서 지미집 카메라가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그때부터 계속 카메라를 보는 거다. 시원 오빠도 다른 신 찍을 때는 전혀 그러지 않던 분이 자기도 모르게 카메라를 보게 되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정인선은 본 방송을 시청하면서 최시원의 새로운 면에 놀랐다. 정인선은 “소진, 연우(최시원 분) 둘이 있을 때는 마음껏 서로 즐거워하고 다음 이야기들을 진행해 보자고 했다. 그래서 오빠는 나를 더 웃겨주려고 했던 걸 수도 있다”라며 “방송에서 오빠가 울고, 아버지와 대립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후반부에서 진지해지는 장면이 물론 있지만, 나와 할 때는 눈물을 보여준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극 중 소진은 결이 전혀 다른 연우, 강훈(이태환 분)에게 동시에 사랑을 받는 인물. 정인선으로서는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냐는 질문에 연우를 택했다. 정인선은 “내 논리와 이성과 세계를 뒤흔들 정도의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사람을 정말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랑에 걸어보고 싶을 것 같다. 강훈이의 다정한 사랑만 있었다면 오히려 고민됐을 것 같은데 ‘DNA러버’라는 타이틀이 생기면서 연우가 되는 것 같더라”고 답했다.
장미은(정유진 분) 같은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에 대해서도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정인선은 “시원 오빠는 강훈이 같은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은 말도 안 되는 거라고 하고, 태환이와 나는 이해되지 않을까 했다. 그랬더니 시원 오빠가 ‘한참 모르는 소리’라고 하더라(웃음)”이라고 전했다.
눈, 장마 등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촬영에 변수가 생기면서 후반부를 여유없이 찍어야 했던 상황이 아쉬웠다는 정인선은 다소 낮았던 시청률에 대한 솔직한 마음도 털어놨다.
정인선은 “너무 아쉽다. 하지만 요즘엔 나중에 다시 봐주시는 분들도 있더라. 올림픽을 넘었더니 너무 쟁쟁한 작품들이 다 같이 스타트를 끊더라. 장르가 겹치는 것 하나 없이 다양하더라. 너무 힘든 싸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많이 아쉽다”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에서의 메시지가 되게 좋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설레고 좋았다. 나중에라도 입소문을 타서 몇 분이라도 더 작품을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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