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을 만나 소맥 좀 조지고 나니 머리도 아프고 몸이 영 예전같지가 않다. 그럴 땐 집 앞 편의점으로 가서 숙취해소 음료나 환을 먹는데, 이거 대체 얼마나 먹어야 술이 깨는 건지. 마침 유튜브 댓글로 “숙취해소제를 많이 먹으면 술이 정말 빨리 깨는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숙취를 주제로 연구해온 약사님에게 직접 물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숙취해소용으로 출시된 음료나 환, 젤리 등의 여러 제품은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서 약보다는 효과가 떨어지지만, 다른 약과 조합해 복용한다면 숙취가 빨리 없어질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취재한 전문가는 숙취해소제를 미리 맘껏 먹어두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했는데 어쨌든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몇 개를 살지는 구매자 마음이다.

오인석 약사‧대한약사회 전 학술이사
“고함량을 복용했을 때, 과량을 복용했을 때 큰 부작용이 있지 않은 성분들이잖아요. 그래서 많이 먹으면 많이 먹을수록 좋다 이게 제 입장이에요. 알코올이 들어갔을 때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더 많이 해줄 거고요”

식약처에서 숙취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인정한 약은 이렇게나 많은데, 대개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 기능 개선제다. 그런데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숙취해소 제품들은 의외로 이 식약처 명단에 없다. 숙취해소 음료나 환, 스틱, 젤리는 모두 엄격한 임상을 거쳐 효과가 입증된 의약품이 아닌 혼합음료나 기타가공품이기 때문.

그래도 숙취해소제에 담긴 헛개나무열매나 오리나무, 효모에서 추출한 각종 물질들은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간을 보호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숙취는 두통과 메스꺼움, 현기증, 갈증 등을 동반하는데 이걸 해결하려면 알코올이 몸 속에서 분해되면서 만드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하고, 수분과 당분을 보충하는 게 관건이다. 다만 숙취해소제는 당 함유량이 높아 당뇨나 고혈압, 비만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사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그런데 어떨 땐 숙취해소제 먹고 나서도 술이 덜 깨는 경우가 많아서 ‘내성’이 생겨 약빨이 안받는 건가 싶을 때도 있는데 오인석 약사님은 애초에 ‘내성’이란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인석 약사‧대한약사회 전 학술이사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내성이 생기지는 않을 거예요. 만약에 내성이 생긴다는 건 (특정한) 물질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까 (세포의) 수용체가 그 물질에 둔감해진다는 얘기인데, 약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니에요”

숙취를 없애려면 단순히 많이 먹기만 해선 안 된다. 취재하다 알게 된 꿀팁인데 숙취해소제는 술을 마시기 전이나 술자리 중간에 먹는 게 낫다고 한다.
오인석 약사‧대한약사회 전 학술이사
“음주 전 혹은 음주 중에 먹는 게 훨씬 (숙취해소에) 더 많이 도움이 될 거예요”
음주로 생긴 숙취 증상을 뒤늦게 치료하려는 것보단 예방 차원에서 미리 먹어두는 게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식약처에서 효능을 인정한 숙취해소 약이나 갈증을 해소해주는 이온 음료와 조합해 함께 먹는 것도 빨리 술 깨는 방법이다. 두통이든 구토든 자신이 겪고 있는 숙취 증상에 알맞은 제품을 섞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온 음료와 숙취해소제를 함께 먹으면 알코올 섭취로 인한 탈수 증상을 해결해 숙취를 줄여준다고 한다.

참고로 숙취 전문가면서 술도 좋아하는 약사님이 직접 만든 조합은 다음과 같다.
오인석 약사‧대한약사회 전 학술이사
“저는 독주를 좋아해요. 그런 술을 먹고 난 다음에 저는 꼭 이온 음료를 한 맥주잔 한 세 잔 정도 (마시고) 아르기닌, 베타인 그다음에 시트르산이 이렇게 함유되어 있는 약국에서 취급하는 의약품이 있거든요. 그걸 꼭 다음 날 먹어요”

그런데 이 영상에 나온 방법들은 숙취해소제에 대해 알아본 거였고 본질적으로 숙취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다. 숙취는 내 몸의 컨디션이나 음주습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을수록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혼란스러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되니까 말이다.

특히 ‘오늘 다같이 죽자’며 퍼마시던 음주습관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면 숙취해소제를 제아무리 많이, 적절히 조합해서 먹더라도 숙취를 씻은 듯이 해결하긴 어렵지 않을까? 왱구님들이 추천하는 숙취해소 방법이나 조합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