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기생 막말? 함량미달" 국악인 성토에 결국 사과한 양문석
양문석, 김건희 여사와 오찬 공연 국악인들 향해 '기생이냐' 비하
국악인들 "DJ 김정숙 때도 기생놀이였나"…양문석 "사죄 드린다"
김영배, 순직 구청장에 "재보선 원인 제공" 장경태는 "아랫도리" 막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김건희 여사와 오찬에서 공연한 국악인들에 '기생이냐'고 비하하는 표현을 여러차례 언급했다가 언론의 비판과 국악인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양 의원은 결국 발언 나흘만에 사죄했다. TV조선 앵커는 세상을 보는 인식이 어떤식이면 '기생집'이 떠오를 수 있느냐며 함량미달이라고 비판했다.
양문석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4일 청와대 상춘재 오찬 간담회에서 (무형문화재 계승자들이) 공연을 했는데, 불과 십수명이 있는 자리에서, 대통령 부인이 왔을 때 이런 공연을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지금 왕조 시대에 사는 거냐” “출연료 줬느냐” “이분들이 기생인가”라고 고성을 지르며 질의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그럴 일은 없다”고 했으나 양 의원은 “갑자기 기생집으로 만들어 놓은 거잖아요”,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이야기를 해야 되는거다. 대통령 부인 왔다고 공영 상납하고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제자들을 강제 동원해서 연주시키고 이게 에서 나오는 정승 판서들 앞에서 공연하는 그런 모습과 똑같은 거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양 의원은 “영부인을 앉혀놓고 공연을 시킨다. 이분들이 기생들도 아니다. 대한민국 문화재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유화 맞아요, 안 맞아요. 지금 지랄들을 하고 있어요”라고 욕설까지 썼다. '답변할 기회를 달라'는 요청에도 양 의원은 “답변을 할 자격이 없다”며 “청장은 공연 상납이나 하는 그런 못된 왕조 시대의 판서보다도 못한 놈이에요”라고 비난했다.
이에 김명우 TV조선 주말앵커는 지난 13일 저녁 '뉴스7' '앵커의 생각' <얼굴을 못 들겠습니다>에서 “유난히 소리를 지르는 초선의원이 있다”고 양 의원을 소개한 뒤 '기생' 발언을 두고 “뭔가 문제가 있으면 그걸 따지면 될 일이다. 세상을 보는 인식체계가 어떤식이면 저 상황에 대해 '기생집'이 떠오를 수 있는 건지... 그저 함량미달”이라고 비판했다. 김 앵커는 “국민 중 누가 국감 증인을 윽박지르고 저런 막말을 해도 좋다는 권한을 줬을까”라고도 지적했다.
급기야 국악인들까지 나서서 양 의원을 성토하고 나섰다. 가야금 연주 인간문화재인 이영희(86세) 선생은 14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과거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저희 보유자를 굉장히 귀히 여기시고 청와대 영빈관에 모두 초청시켜 융숭한 대접을 해줬고, 전통을 지키는데 열심히 매진해달라고 했고,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영빈관에 모두 초청해 오찬을 하며 예능인들과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고 언급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님도 저희 공연을 보셨으니까, 그 자리를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하셨을까”고 반박했다.
판소리 대가 신영희 선생도 이날 “거기 가서 가야금하고 창가 하나 했다해서 기생 취급을 어찌 그리 할 수가 있느냐”며 “어떻게 기생, 상납이라는 말을 감히 칠십 평생 소리한 사람들한테, 노래한 사람들에게 품격없는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느냐. 사죄하지 않으면 저희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성토했다. 국악인 이춘희 선생도 “이런 일로 왔다는 자체가 너무 서글프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분이 그런 막말을 해서 되겠느냐. 후학을 위해 그분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울먹이며 성토했다.
이날까지만 해도 양 의원이나 민주당은 사과하지 않았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공연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밥 먹으면서 공연을 들었다면 김 여사와 정부가 그런 취급을 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의도로 한 얘기였는데 그 부분만 한 단어만 따옴표로 발췌돼서 언론 보도가 돼서 전재수 위원장께서 이 기사가 의도를 잘못 전달한 것 같다라고 말을 했다”고 양 의원을 방어했다.
그러나 양 의원은 성토가 쏟아지자 결국 사과했다. 양문석 의원은 1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원로들께서 '기생', '기생집'이라는 단어와 그 파생적 의미에 대해 모욕감을 느끼며, 제게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며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연주가 정당한 보상 없이 국가기관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바로 잡고 싶어서 담당 기관인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 의원은 누구 대상 공연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공연료 주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행태를 보면서 분노해 국가무형문화재를 '기생 취급'하는 것으로 생각해 그렇게 질의했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이런 단어와 표현 그리고 그 파생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이, 너무 거칠었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중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하다”고 썼다. 그는 “본의와 다르게 거칠고,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에 상처받은 분들께,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러 의원들이 막말로 최근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장경태 의원은 11일 국정감사에서 “김영철 검사의 아랫도리를 비호하는 것도 참 한심한데, 나쁜 손버릇 가진 여사를 비호하는 것도 한심하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은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선을 앞두고 한 유세 발언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번 재보선이 국민의힘이 원인 제공해서 혈세낭비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전임 구청장이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사망해 치러지는 선거였다는 점에서 허위발언이자 패륜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도 김 의원을 징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고, 본인도 사죄의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양문석 장경태 김영배 의원을 14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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