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 우오현의 에스엠하이플러스, 계열사에 1500억 또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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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그룹의 주요 자금처인 에스엠하이플러스가 계열사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줬다. 에스엠하이처가 선불충전금을 대여금으로 활용했다는 내용으로 국회의 질타를 받은 지 한 달도 안된 시점에서다. 차주인 계열사가 실적에 비해 과도한 자금을 빌려 향후 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지난달 28일 계열사에 1551억원을 대여했다. 케이엘홀딩스에 825억원, 에스엠인더스트리에 726억원을 빌려줬다. 금리는 연 6.3%다. 대여 목적은 운영자금 지원이다.

케이엘홀딩스와 에스엠인더스트리 모두 에스엠그룹 계열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이다. 계열사간 자금 지원이 비교적 수월한 지배구조다.

경영컨설팅업을 영위하는 케이엘홀딩스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대한해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주요주주는 계열사인 △티케이케이칼(37.15%) △삼라 (32.41%) △에스엠인더스트리 (30.44%) 등이다. 지배구조 정점에는 우오현 회장이 있다. 우오현 회장 → 삼라(84.4%) → 에스엠인더스트리(47.7%) → 티케이케미칼(32.9%)로 이어지는 구조다.

케이엘홀딩스는 올해에만 무려 4488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계열사에서 빌렸다. 지난해 매출 규모 22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54억, 161억원이다.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4억원이다.

에스엠인더스트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계열사에서 빌린 자금은 3678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11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 40억원과 순손실 1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5억원이다.

앞서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지난달 18일 최근 5년 동안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인 하이패스 선불충전금 2821억원을 그룹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에 대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에스엠하이플러스는 고속도로 선불 하이패스카드 전문업체인 ‘하이플러스 카드’를 운영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에스엠하이플러스가 5년간 거둬들인 선불충전금은 1조2203억원에 달한다. 양정숙 의원은 에스엠하이플러스가 자금보호조치 가입비율 100%로 일원화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계열사 자금 대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에스엠하이플러스는 계열사에 2503억원을 빌려줬다. 국민이 지급한 선불충전금이 에스엠그룹 배불리기에 동원됐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특수관계인이 대여금을 갚지 못하면 국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에스엠하이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우오현 회장으로 지분율은 32.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