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北 경의·동해선 허허벌판 …방벽 설치는 내부 탈출 막기용”

김명수 합참의장 “北, 남북 통로 8월 전체 차단 10월 발표는 정당성 확보 목적”
“DMZ 방벽 설치는 내부 인원의 외부 탈출을 막으려는 의도”

김명수 합참의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경의선 도로 차단작업을 하는 등 남북 단절 조치를 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10일 북한이 전날 남북 연결 도로·철길 완전 차단 및 방어 구조물의 요새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실질적으로 지난 8월에 남북 연결 통로의 전체 차단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비공개 보고를 통해 남북 연결 통로는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 고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등 4곳이 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김 의장은 "동해선과 경의선 차단은 작년 12월부터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지뢰를 매설하고 침목과 레일을 제거했다"라며 "화살머리 고지에선 올해 4월부터 불모지 작업, 지뢰 매설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차단 작업이) 8월에 끝난 상황에서 10월에 발표한 상황"이라며 "(그) 의도는 기본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북한의 방벽 설치에 대해선 "내부 인원의 외부 탈출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이 이날 공개한 군사분계선(MDL) 인근 대북 감시·정찰 사진엔 △경의선 도로 나뭇잎 지뢰 살포(지난해 11월 28일) △동해선 철도 레일·침목 제거(5월 28일) △경의선 열차 보관소 해체(8월 6일) 등 모습이 담겼다.

김명수 합참의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한 동해선 도로 차단 작업 등 남북 단절 조치를 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제공

김 의장은 "현재 경의선·동해선은 완전히 철거되고 허허벌판"이라며 "대전차 방벽과 유사한 형태로 10여 곳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도발 행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단·봉쇄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정권 스스로가 고립을 강화하고 내부 통치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김명수 합참의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경의선 도로 차단작업 관련 남북 단절 조치를 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조선인민군총참모부는 전날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제반 정세 하에서 우리 군대가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봉쇄하는 것은 전쟁 억제와 공화국의 안전 수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에 보낸 전화통지문엔 남북 육로 단절을 위해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며 폭파 작업도 이뤄질 수 있단 내용이 담긴 걸로 알려졌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