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쓰고, 안가고".. 소비지출 절벽, 코로나19 때보다 더할 듯

제주방송 김지훈 2022. 9. 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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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인사이트, 코로나 전후 지출 추이 조사
2분기 소비지출 의향 '정점'.. 3분기 급속 하락
여행, 문화·오락, 외식 등 비필수 부문 꺾여
내구재·의류 구입 의향 급감..제조업 여파 우려
코로나 이어 인플레이션.. W형·2차 하락 조짐


상승세를 타던 소비지출 심리가 빠르게 추락해 코로나19 발생 직후보다 더한 '소비절벽'이 예상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간 빠르게 회복됐던 여행, 오락·취미, 외식을 비롯해 의류나 내구재 구입까지 얼어붙는 조짐을 보이면서 자칫 소비지출의 `2차 빙하기`가 이어지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 여파로 해석되는데, 제주 주력 산업군까지 바짝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됐습니다.

가뜩이나 일상회복기를 맞아 숨통이 트이나 했는데 지금보다 "더 안쓰고 움직이지 않겠다"는 것에서 자칫 소비시장 경직이 심화되지는 않을까 시장 추이에 촉각을 세우는 상황입니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9년 출범한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매주 1000명)’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는 지난 6개월에 비해 앞으로 6개월 동안 각 부문의 소비지출 규모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고 분기별 추이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각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작으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을 뜻합니다.


■ 여행비 지출의향 3분기 들어 18포인트 추락

지난 2019년 이후 소비지출 심리는 코로나 영향을 받아 크게 U자형 곡선을 그렸습니다.

2020년 바닥을 찍고 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오르내리긴 했으나 지난 2분기에는 코로나 이전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5개 소비지출 항목의 추이를 보면, 코로나 국내 발생 전인 2019년에도 80포인트(p) 대로 상당이 부진해 지출을 줄이겠다는 의견이 크게 우세했습니다. 

이듬해 코로나가 본격화되자 일제히 70p 대로 떨어지며 모든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고 특히 여행지출 심리는 54p까지 떨어져 최악 상태를 보였습니다.

■ 지출 감소 전망 우세.. "불필요 부문 지출 자제"

지난해 백신 보급 이후 코로나 극복 기대감이 커지며 대부분 80p를 회복했고 올해 2분기에는 거리두기 해제,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등으로 90p 대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여전히 지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지수 80을 긍·부정률로 예시하면 감소 전망이 45%, 중립이 35% 정도이고 나머지 20%만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비필수지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덜 먹고 안 입고 안 놀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 3분기 경기침체 본격 영향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3분기(8월까지)부터입니다.

여행비 지출의향이 단 한 분기만에 18p 급락한 것을 필두로 모든 항목이 10p 이상 떨어졌습니다.

물가 급등,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며 80p 초반대로 하락했습니다.

3분기 기준 항목별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외식비 84, 의류비와 문화·오락·취미비 각각 81, 여행비 80이었으며 내구재 구입비는 73까지 떨어져 지출의향이 제일 낮았습니다.

외식, 문화·오락·취미, 의류비는 기간 내내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외출과 대면 활동의 핵심 요소로 상호 연관성이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여행비 지출 등락폭 심해.."소비심리 악화 우려"

제일 극적인 등락을 보인 소비지출 부문은 여행이 꼽혔습니다.

모든 지출 항목 중 가장 낮은 지수인 54p까지 하락(2020년 2분기)했다가 올해 2분기에는 ‘나홀로 100’에 근접하는 등 나락과 천국을 오갔습니다.

코로나와 경제상황에 따라 가장 탄력성이 컸던 지출로, 어렵게 터진 여행 소비심리 물꼬가 다시 막힐까 우려됩니다. 

최근 해외여행 재개에 힘이 실렸지만 고환율에 고물가까지, 여러 제한 요소들이 관광 수요 창출에는 사실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은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내구재 구입도 코로나 전부터 70p 대로 목돈 지출을 억제하는 분위기를 이어가, 여행을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2차 하락 때 다시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원자재 수급난, 물가 상승과 겹쳐 제조업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 낙폭 전례 없이 커.."상승 반전 쉽지 않을 듯"

U자형 회복인 줄 알았던 소비지출 심리가 W자형 하락의 두 번째 롤러코스터를 탄 모양새입니다.

1차 바닥 요인이 코로나였다면 이번 2차 하락 이유는 세계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포입니다.

더욱이 이번엔 지출의향 하락 속도와 낙폭이 어느 때보다도 커 상승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댜봤습니다.

때문에 계속되는 물가상승이 비용 상승과 소비감소를 불러오고, 일자리와 소득에 타격을 가해 경기침체 악순환으로 이끄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완성돼 가는 것은 아닌지 당분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결과는 컨슈머인사이트가 2019년 1월 출범한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에서 나온 것으로, 매주 1,000명(매달 4,000~5,000명)을 대상으로 ▲국내경기 ▲일자리 ▲물가 등 국가경제와 ▲생활형편 ▲수입 ▲소비지출여력 ▲저축여력 ▲부채규모 등 개인경제 영역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지수는 향후 6개월간의 상황에 대한 예상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 100보다 작으면 부정이 우세함을 뜻합니다.

조사에서 제시한 소비지출 부문은 △주거비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의류비 △내구재 구입비 △외식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등 총 9개 항목으로 이 중 수요 탄력성이 낮아 분기별 소비지출 의향 변동 폭이 작은 △주거비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 △교육비를 제외한 5개 항목을 비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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