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수문 닫은 사실 안 알려…수위 상승에 천막농성장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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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가동을 추진 중인 금강 세종보의 일부 수문을 닫으면서 이를 알리지 않아, 인근에서 천막농성 중이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한동안 고립됐다.
세종시 방무영 국가하천팀장은 "(세종보 수문이 닫힌 사실은) 전혀 몰랐다. 세종보는 우리 관할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물이 차올라도 친수 구간 한참 밑에 있는 저수로만 잠기는 거고, 일반 시민은 거기 들어가지 않는다. (천막농성장의 환경단체는) 어차피 불법 행위를 하는 거고, (세종보 수문이나 호우 상황이 아니더라도) 매일 나가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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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가동을 추진 중인 금강 세종보의 일부 수문을 닫으면서 이를 알리지 않아, 인근에서 천막농성 중이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한동안 고립됐다. 세종보 수문이 움직인 건 2018년 완전 개방 이후 처음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금강보관리단은 “정기점검을 위해 지난 9일부터 금강 세종보의 3개 수문 중 1·2수문 2개를 가동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금강보관리단 관계자는 “3수문은 물이 흐르는 문제가 있어 제외하고 1·2수문만 올렸다 내렸다 하며 동작 시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보는 수문을 강바닥 쪽으로 내리면 개방되고, 위로 일으켜 세우면 닫히는 전도식가동보다. 세종보 수문을 올려 강물을 담수한 건 2018년 완전 개방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세종보 수문이 닫힌 사실은 지난 12일 밤 근처에 있는 환경단체의 천막농성장 주변이 물에 잠기며 알려졌다. 12일 저녁 세종시에 비가 내린 상황에서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천막 주변까지 물이 차오르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환경단체가 세종보의 수문이 닫혀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수자원공사 쪽은 12일 저녁 8시21분에 환경단체 쪽에 “11∼12일 내린 비로 인해 미호강 등 상류 지역의 하천과 세종보 주변 수위가 상승 중이다. 안전을 위해 하천으로의 접근을 삼가시기 바란다”고 문자 한 통을 보냈지만, 세종보 수문이 닫힌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보 일부 수문이 닫힌 채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세종시도 시민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세종시는 세종보 근처 금강변에서 천막이 있고 환경단체뿐 아니라 일부 시민들도 천막을 오간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보 수문이 닫힌 호우 상황에서의 ‘위험’ 경고를 하지 않았다. 결국 12일 밤부터 빠르게 불어난 강물에 천막 주변이 물에 잠기며 농성장을 지키던 3명이 한동안 고립됐다.
세종시는 세종보 상황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방무영 국가하천팀장은 “(세종보 수문이 닫힌 사실은) 전혀 몰랐다. 세종보는 우리 관할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물이 차올라도 친수 구간 한참 밑에 있는 저수로만 잠기는 거고, 일반 시민은 거기 들어가지 않는다. (천막농성장의 환경단체는) 어차피 불법 행위를 하는 거고, (세종보 수문이나 호우 상황이 아니더라도) 매일 나가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쪽은 “세종보 수문을 닫는 것과 관련해 세종시에 미리 알려줬다”는 입장이다. 김구환 수자원공사 금강보관리단 부장은 “9일 정비점검을 하기 전 관련 사실을 세종시에 미리 다 알려줬다. 환경단체가 상류에서 계속 천막농성 중이기 때문에 그분들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지자체에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천막농성 중인 환경단체는 수문을 닫고 비가 내리는데도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은 수자원공사와 세종시를 비판했다. 이들은 13일 성명을 내 “수문을 가동하면 강의 흐름과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도 주민에게 아무런 예고와 경보를 하지 않았다”며 “‘도둑 담수’로 세종보 천막농성장이 한때 고립됐고, 13일 새벽까지 수위가 올라가면서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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