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전기차 배터리 ‘초단위 충전 경쟁’

정경수 2026. 3. 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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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80%까지 7분’ 기술 공개
삼성SDI, 급속 충전 각형 배터리
BYD, 9분 ‘거의 완충’도 선보여
“상용화 타이밍이 경쟁력 좌우”
11일부터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 SK온 전시관 내 하이퍼 패스트 배터리 충전 공간. [SK온 제공]

전기차 대중화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충전 시간’을 두고 한·중 배터리 기업 간 기술 경쟁이 가속되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오는 11일부터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에서 단 7분 만에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한 초급속충전 기술을 공개한다. SK온이 15분·18분 급속충전 배터리를 소개한 지 2년 만에 다시 충전 시간을 크게 줄인 기술이다.

SK온이 선보이는 ‘하이퍼 패스트 배터리’는 셀 에너지 밀도 650Wh/L 이상을 유지하면서도 초급속 충전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주행거리 기준으로 45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온은 이 기술을 2029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급속 충전의 핵심은 ‘수 패스트’ 기술이다. 전극 내 접착 물질인 바인더를 필요한 위치에 정밀하게 분포시켜 리튬이온 이동을 방해하는 현상을 줄이고, 리튬 이온 삽입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급속 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리튬 석출이나 전해질 계면층(SEI) 열화 등 배터리 수명 저하 문제도 최소화했다.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어드밴스드 SF 배터리’가 탑재된 제네시스 고성능 전기 SUV ‘GV60 마그마’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기존 SF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약 9% 높이면서도 급속충전 시간은 18분 수준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도 초급속 충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인터배터리 전시에서 에너지 밀도 700Wh/L의 고에너지 각형 배터리를 공개한다. 1회 충전으로 약 800㎞ 주행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약 9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 시 최대 1000㎞ 주행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내년 하반기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BYD도 초고속 충전 기술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BYD는 지난 5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기술 행사에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초고속 플래시 충전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를 약 5% 높이면서도 충전 속도를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70%까지 충전하는 데 약 5분이 걸리며, 약 9분이면 거의 완전 충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BYD는 저온 환경에서도 충전 속도 저하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BYD는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 일부 모델의 경우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시연에서는 럭셔리 전기차 ‘덴자 Z9GT’가 약 10분 충전 후 계기판 기준 주행 가능 거리 100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초고속 배터리를 뒷받침할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BYD는 연내 2만개 이상의 1500㎾급 플래시 충전소를 구축하고, 이 가운데 약 2000개를 고속도로에 설치할 계획이다.

왕촨푸 BYD 회장은 “영하 20도 환경에서도 20%에서 97%까지 12분이면 충전한다”며 “내연기관 차량을 신에너지차로 전환하는 것은 국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배터리기업 CATL도 지난 1월 완전 충전에 약 12분이 걸리는 ‘5C 배터리’를 공개하며 초급속 충전 기술 경쟁 중이다. 3000회 충전 후에도 용량의 80%를 유지해 약 180만㎞ 주행이 가능한 수명을 확보했다. 특히 전기 대형트럭, 택시 등 운행 빈도가 높은 상용차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 경쟁의 핵심이 ‘주행거리’에서 ‘충전 시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충전 시간이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 시간에 근접할수록 전기차 대중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 속도를 단축하면서도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기술 경쟁의 핵심”이라며 “아직은 차세대 기술 단계인 만큼 누가 먼저 상용화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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