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 학군지 승부 ‘노원 vs 광명’
결혼 10년차 A씨 부부의 요즘 고민은 갈아타기입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중학교에 들어갈 아이를 생각하면 이미 늦지 않았나 싶죠. 적지 않은 돈도 모였고, 자연스럽게 서울 입성까지 하면 좋으니 노원 중계동 매물을 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요즘 분위기가 묘합니다. 서울 외곽은 서울로 안 치기 시작하는 느낌인데, 심지어 일각에선 ‘노도강가느니 광명간다’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A씨 부부의 현명한 선택은 과연 어느 쪽일까요?
가성비 앞서는 광명, 노원 중계는 이름값 높아
현 시점에서의 가성비는 단연 광명이 낫습니다. 광명이 광명역과 재건축 성과로 준서울 취급을 받고 있지만, 노원도 강북 최고 학군지 명성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가는 서울 대표 인기지역입니다.
특히 학군 중심지 중계동은 11억 원 대를 사수하고 있습니다.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청구3차에서 1월에 전용 84㎡ 11억 원 거래가 나왔는데요. 1층 매물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가격입니다. 3층 이상 매물은 현재 호가가 최소 12억 수준이죠.
반면 광명 철산동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최고 블루칩으로 꼽히는 주공 13단지 전용 84㎡가 1월에 최고 9억 7천만 원에 거래됐죠.
학군지 진입이 사실은 교육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억 원의 여유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여유로 삶의 질이 확 달라지는 신축을 겨냥해 볼 수도 있습니다.
회전율도 광명 철산이 나은 편입니다. 지난해 철산동에서는 789건의 매매가 있었고, 회전율은 4.24%입니다. 광명시와 경기도 평균을 넘고, 화성시나 수원시 평균과 비슷합니다. 반면에 중계동 거래량은 876건, 회전률 2.97%로 서울 평균에 못 미쳤습니다.
서울 3대 학군 중계의 위엄… 발전가능성 있는 철산
물론 높은 회전률은 높은 환금성을 의미하지만, 그것이 꼭 아파트의 인기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실거주 비중이 높고, 오랜 기간 거주할 필요가 있는 곳이라면 회전율이 낮다고 인기가 없다고 할 수 없겠죠.
노원 중계동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대치동, 목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으로 불리는 중계동은 최소 6년 이상 거주하기에 충분한 지역입니다. 은행사거리 일대에 학원가가 몰려있고, 유해시설도 없어 교육에 강점이 분명하죠.
실제로 2024년 기준 상명중은 특목고 진학률이 11.19%에 달했고, 불암중과 중계중, 을지중도 7~8%대 진학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철산중과 광명북중 등 광명 대표 학군의 진학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장기적인 발전가능성은 분명합니다. 광명뉴타운과 철산재건축이 완료되면 일대 학원가도 성장할 전망이고, 지금도 목동 학원가 셔틀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중계동의 학군 편의성에 비교할 순 없습니다.
특히 철산역 일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죠. 밤만 되면 불을 밝히는 철산 로데오거리 유흥가입니다. 주변 공공기관과 가산디지털단지 직장인들이 몰리는 상권으로, 유흥주점도 많아 교육에 좋다고 하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직주근접까지 잡은 철산, ‘강남·여의도 1시간’ 중계
대신 중계동은 서울답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서울이면서 서울 접근성이 낮다는 점입니다. 특히 은행사거리 일대는 7호선도 멀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강남이나 여의도까지는 과장없이 1시간이 걸리고, 차량을 이용해도 다를게 없습니다.
반면 광명 철산은 웬만한 서울보다 나은 접근성을 보여줍니다. 가산디지털단지나 구로디지털단지는 지하철 1~2정거장 거리고, 여의도는 30분대, 강남구청도 40분대에 주파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나마 중계동에는 동북선이라는 희망이 있긴 합니다. 왕십리역부터 미아사거리까지 북쪽으로 올라오다가 북동쪽 은행사거리까지 연결되는 13km 노선으로, 2027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이게 또 경전철이라는 점입니다. 그것도 2량 1편성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죠. 넘치는 수요로 혼잡도가 하늘을 찌르는 김포골드라인이나, 적자에도 불구하고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 150%가 넘는 우이신설선의 직계 후배입니다.
재건축 기대주 중계·철산… 철산이 약간 빨라
중계동과 철산동 모두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합니다. 특히 은행사거리역 역세권인 청구3차는 지난해 서울시가 복합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을 400%, 180m까지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최고 60층 마천루 가능성이 있죠.
철산주공13단지는 철산동 대장주가 유력한 알짜입니다. 재건축 전 2,460세대 규모에 7호선이 가깝고, 무엇보다도 중대형 평형 구성으로 대지지분이 높아 추가분담금 걱정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현재는 철산주공13단지의 재건축 행보가 조금 더 빠릅니다. 이렇다 할 움직임 없는 청구3차와 달리, 철산13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초기단계라 앞으로 한참 더 기다려야 하겠네요.
‘노원 중계 vs 광명 철산’ 결론은?
광명 철산과 노원 중계는 각자의 매력이 뚜렷합니다. 가격과 신축 프리미엄, 그리고 탁월한 직주근접에 무게를 두고, 자녀의 학원 라이딩을 감수할 의지가 있다면 광명 철산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자녀의 편리한 동선을 최우선으로 두고, 먼 출퇴근 거리를 감수하는 한편 ‘서울’에 걸어볼 생각이 있다면 노원 중계도 좋은 선택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