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챗GPT는 시작일 뿐…세계 질서의 대전환에 대비하라

오윤희 기자 2023. 5. 29. 18: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 시대는 인간의 삶과 정체성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사진 셔터스톡

챗GTP는 시작일 뿐이다
AI 이후의 세계
헨리 키신저, 에릭 슈밋, 대니얼 허튼로커│김고명 옮김│윌북│1만9800원│296쪽│5월 22일 발행


2020년 미국 MIT 연구진은 기존 항생제가 통하지 않는 내성균들을 사멸시키는 새로운 항생제를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엔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연구진이 분자 수천 개를 분석 군(群)에 넣고 시행착오와 합리적 추측을 통해 신약에 쓸 만한 소수의 후보군을 추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MIT는 이런 기존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기존에 항균성이 있다고 알려진 분자 약 2000개로 구성된 ‘훈련 세트’부터 만들었다. 훈련 세트엔 각 분자의 원자량, 결합 유형, 박테리아 증식 억제력 같은 데이터가 부호화됐다. 놀랍게도 AI는 이 훈련 세트로 항균성이 있으리라 예측되는 분자의 속성을 ‘학습’했다. 심지어 부호화되지 않은 속성들, 다시 말해 인간이 개념화·범주화하지 못했던 속성들까지 스스로 인지했다. 덕분에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게 적은 비용으로 짧은 기간에 항생제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17년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가 이세돌과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이래, AI는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엔 챗GPT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중이다.

이렇듯 AI의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인류는 현재 다음과 같은 질문에 마주하게 됐다. 대체 AI는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며, 우리 문화와 인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 종국에는 우리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 놓을 것인가. ‘AI 이후의 세계’는 우리에게 시급한 이 질문에 대한 통찰을 담은 책이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대니얼 허튼로커 MIT 슈워츠먼컴퓨팅대학 초대 학장 등 정계·재계·학계에서 가장 권위적인 세 저자는 정기적으로 만나 AI를 주제로 사색하고, 대화를 나눴다. 저자들 역시 앞서 언급한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진 않지만, 이들의 분석은 세계 질서의 대전환이 시작되는 현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은 제시해 준다.

책은 AI의 가능성뿐 아니라 한계도 다루고 있다. AI는 인간에게 필적하거나 때로는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어떤 작업에선 어린아이도 저지르지 않을 법한 잘못을 저지르거나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필자들은 그 이유를 AI가 자신의 발견을 반추(反芻)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나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인간이 전쟁을 겪을 때마다 전쟁이 주는 교훈과 슬픔, 극단성을 반추한 덕분에 생긴 결과물이다. 또한 AI는 자의식이 없다. 스스로 지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그 결과 인간은 명백하게 볼 수 있는 오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방치하기도 한다.

책에선 이러한 AI가 주도할 미래의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변화, 안보, 민주주의, 세계 질서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뤘다. 그중 주목할 만한 것은 안보의 변화다. 전쟁은 원래도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성이라는 특징이 있지만, AI 시대에는 그 불확실성이 새로운 차원을 맞을 것이다. 종래의 분쟁에선 적의 심리에 맞춰 전략적 행동을 구상했던 반면, 알고리즘은 주어진 명령과 목적만 알 뿐, 전의(戰意)도, 의심도 없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인식되는 상황에 맞춰 대응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양 적대 진영의 AI 무기 시스템이 맞붙는다면 어느 한쪽도 대결 결과나 부수적 피해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책은 말미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의 무한한 가능성과 위험이 혼재한 세상에서 인간의 정체성은 어떻게 재정의될 것인가. 결국엔 개인과 사회가 삶의 어떤 측면을 AI에 맡기고, 어떤 측면을 인간과 AI의 협업 체제로 남겨둘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다. 그 결정과 관련한 논의는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 전 구글 차이나 대표를 역임한 리카이푸(李開復)는 추천사에서 “AI가 세상을 혁신하고 있지만,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라고 썼다.

스승 리처드 도킨스에게 도전장을 내민 문제작
암컷들
루시 쿡│조은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2000원│496쪽│5월 7일 발행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암컷은 착취당하는 성(性)”이라고 했다. 여성은 조신하고 신중하게 모성으로 알을 품으며, 이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남성이 진화를 이끈다는 의미다. 하지만 도킨스의 제자이자, 영국을 대표하는 자연사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저자는 다양한 증거 자료로 여기에 반기를 든다. 암컷과 성, 진화에 관한 대담한 주장을 다뤘다.

가상 공간에서 드러나는 인간 성격과 행동
다크 소셜
이안 맥레이│김동규 옮김│비즈니스맵│1만9800원│464쪽│5월 5일 발행


소셜미디어(SNS)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 된 SNS가 유익하게만 쓰인다고 볼 수 있을까. 저자는 현실 세계를 사는 인간의 성격에 어두운 부분이 있는 것처럼 인간이 사용하는 SNS에도 어두운 일면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밝힌다. SNS의 부정적인 면과 그 근본 원인을 짚으면서 그로 인한 위협을 어떻게 막을지를 통찰력 있게 다룬 책이다.

알아두면 반드시 무기가 되는 맥락의 경제학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
서영민│위즈덤하우스│2만원│372쪽│5월 3일 발행


최근 3년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글로벌 경제 공황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금리 인상까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뉴스에 등장하는 이슈 외에도 ‘일상적 비상사태’는 도처에 널려 있다. 방송사 경제 기자인 저자는 경제 뉴스와 현실 상황을 연결해 경제 현상과 우리 일상 간의 관계를 서술했다.

세상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바꾼다
THE 아웃풋 법칙
김재수(렘군)│더퀘스트│1만8800원│320쪽│4월 28일 발행


구독자 32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푸릉-렘군’ 대표의 책. 저자는 지난 5년간 ‘시작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평범한 이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도록 도와주면서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지식을 ‘아웃풋(output)’이라 정의했다. 이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타인 및 세상과 연결이다. 저자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아웃풋을 내놓는 순간, 우리가 소비자에서 생산자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언어는 어떻게 창조되고, 진화하는가
진화하는 언어
닉 채터, 모텐 H 크리스티안센│이혜경 옮김│웨일북│2만4000원│448쪽│4월 15일 발행


언어를 안다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아는 것과 같다. 인류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동물들과 구별되는 언어의 사용 덕분이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인 언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진화생물학자도 아직 풀지 못한 인류의 ‘3대 미스터리’인 언어의 기원을 당대 최고의 두 인지과학자이자 언어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닉 채터와 모텐 크리스티안센이 낱낱이 해부했다.

안네 프랑크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비밀 별관의 마지막 비밀
(The last secret of the secret annex)
Joop van Wijk-Voskuijl, Jeroen De Bryun│사이먼 앤드 슈스터│29.99달러│288쪽│5월 16일 발행

안네 프랑크의 보호자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뱁 보스쿠일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프랑크 가족이 은신처에 숨어들었을 때 23세인 뱁은 독일군과 스파이의 눈을 피해 암시장에서 식료품과 의약품을 조달하며 그들을 도왔고, 프랑크네가 숨어 지내던 761일 동안 뱁과 안네는 깊은 우정을 꽃피웠다. 뱁의 아들이 들려주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긴장감이 넘치면서도 아름답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