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 마지막 모의고사서 한국대표팀 무득점 5실점 2연패 수모… 일본은 A매치 5연승으로 세계적 강호로 발돋움
- 스리백 실험 실패·공수 간격 붕괴·단조로운 롱패스 남발… 손흥민의 에이징 커브보다 무서운 건 전술의 부재
- 북중미 월드컵 2개월 앞두고 터진 위기론… 역대급 대진운에도 16강 진출 암울한 현실

이쯤 되면 단순한 결과 문제가 아니다.
흐름의 문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체성의 부재’다.
2026 북중미월드컵을 눈앞에 둔 시점.
한국 축구는 가장 중요한 질문 하나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한국 대표팀은 어떤 팀인가?

3월 A매치는 그 질문에 대한 냉정한 중간고사였다.
결과는 낙제에 가까웠다.
코트디부아르전 0-4 패,
오스트리아전 0-1 패
단순한 2연패가 아니다. 무득점 5실점, 그리고 경기 내용까지 밀렸다.
더 뼈아픈 건
패인조차 명확히 설명이 안될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점이다.

반면 일본은 정반대의 길을 간다.
스코틀랜드를 잡고, 웸블리에서 잉글랜드까지 무너뜨렸다. 그것도 우연이 아니라, 계산된 축구였다.
점유율? 밀렸다. 슈팅 숫자?
부족했다.
그런데도 이겼다.
이유는 단순하다.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압박, 전환, 마무리. 세 가지가 명확했다.
여기서 한국과 일본의 간극이 드러난다.
일본은 ‘잘하는 것’을 한다.
한국은 ‘뭘 해야 할지’를 찾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꾸준히 변화를 시도해왔다.
스리백 실험도 그 연장선이다. 문제는 실험이 길어도 너무 길다는 점이다.
월드컵이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베스트11이 흔들린다. 조합이 고정되지 않는다. 역할도 모호하다.
전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축적의 결과다.
하지만 지금 홍명보호는 여전히 축적보다 탐색에 머물러 있다.
누가 나가도 비슷하고, 누가 빠져도 대안이 없다.
이건 전술이 없는 팀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가장 심각한 건 빌드업이다.
강한 압박을 받으면 탈출하지 못한다.
간격이 벌어지고, 패스 길이 막히고, 결국 롱볼로 돌아선다. 이 패턴이 두 경기 내내 반복됐다.
중원 장악력도 마찬가지다.
스리백 구조에서 미드필더 숫자가 줄어들며 싸움에서 밀린다.
그렇다고 측면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결국 공격은 단조로워진다.

그래서 다시 ‘개인’으로 돌아간다.
손흥민, 이강인.
이름값은 충분하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은 이 둘의 번뜩임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구조가 아닌, 순간에 기대는 축구다.
월드컵 같은 무대에서는 가장 위험한 방식이다.
특히 30대 중반이 된 손흥민의 컨디션 저하는 분명한 변수다.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에서 예전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월 들어서도 경기 영향력이 들쭉날쭉하다. 에이스의 폼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는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공격 패턴은 단조롭고, 세트피스는 위협적이지 않다. 교체 카드 역시 흐름을 바꾸기보다 유지하는 수준에 머문다.
‘플랜B’는커녕 ‘플랜A’조차 선명하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조편성은 나쁘지 않다.
멕시코, 남아공, 체코. 만만한 상대도 없지만 우승이 유력한 절대강자도 없는 조다.
여느때라면 절호의 기회에 가깝다.

그런데 월드컵을 앞둔 분위기는 정반대다.
기대보다 불안이 앞선다.
이유는 명확하다.
상대가 아니라, 우리 자신 때문이다.
최근 A매치 이후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일부 포지션 재정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시간은 많지 않다.
현 시점은 ‘수정’이 아니라 ‘결정’의 단계다.

결국 핵심은 이거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월드컵은 축제가 아니라 악몽이 된다.
그러나 지금 한국축구는 아직도 답안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글/구성: 민상현 칼럼니스트, 김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