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다vs굳이?논란 중인 캔 삼겹살
이 캔을 보라. 처음에는 음료수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이번에 새로 나온 캔 삼겹살이라고 한다. 뚜껑을 까보니 안에 정말 삼겹살이 들어있다. 오, 캔이면 유통기한이 더 길… 음 일단 냉장 보관이고… 최대 열흘까지 보관할 수 있단다.
그래서일까? 독특한 외관으로 출시 후 반응이 엇갈렸는데 긍정적인 댓글보다는 부정적인 댓글이 더 많이 달렸다 (여기서부터 댓글 읽기->빨리 감기) ‘대체 메리트가 뭐임? 분리수거하기엔 세척도 번거로울 것 같은데’, ‘사진 예쁘게 찍기에 좋을 듯 딱 그 정도’ ‘욕먹는 거 보니 바이럴은 성공했네’. 유튜브 댓글로 “캔 모양의 삼겹살이 나왔던데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겹살은 스티로폼+랩 아니면 플라스틱 용기 포장된 게 일반적인데 캔에 담긴 삼겹살이라니 일단 신박 점수는 만점. 그런데 자세히 보니 입구 부분만 알루미늄이고, 몸통은 PET 재질로 되어있다. 그러니까 완벽히 캔은 아닌 셈. 그래서 재활용하려면 접합 부분을 잘라 알루미늄과 PET를 분리 배출하는 수밖에 없다. 일반 삼겹살에 비해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버리기 불편한 건 사실.
또 음료수처럼 길쭉한 모양이다 보니 입구가 좁아 고기를 꺼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우리가 직접 해본 결과 집게 같은 도구 없이는 정말 꺼내기 힘들었다.
“저희가 유통기한을 더 늘리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고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표시가 되거든요. (저도) 좀 아쉽다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그래서 위에 있는 알루미늄을 제거할 수 있는 툴을 지금 찾아보고 있고 아니면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재활용할 수 있게끔 알루미늄과 PET를 자를 수 있는 커터를 따로 만들겠다는 건데 음… 그럴 바엔 그냥 아예 다 캔으로 만들어버리면 안 되나? 싶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쉽지는 않을 거다. 이건 왱에서 만들었던 ‘생수는 왜 캔에 담아 팔지 않을까?’ 영상에도 나오는데 알루미늄 포장재 원료의 단가가 PET보다 25~30% 더 높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비어캔치킨 이런 것처럼 해보고 싶은 분이 있는데 받아보니까 플라스틱이구나 당황스러우신 분들도 있고 , 추후에 캔도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있고요.”
또 입구가 좁다는 의견을 반영해 입구를 넓힌 버전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그럼 스팸 모양이나 참치통조림 모양의 삼겹살도 나오는 건가…? 분명 삼겹살을 캔에 담았을 때의 이점도 있다.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잘려져 있으니 바로 구워 먹기도 좋아 어디 놀러 갈 땐 들고가기 딱이다. 알고 보니 제품 개발자도 알아주는 캠핑족이라고…
“제가 캠핑을 되게 좋아하는데 일반적으로 고기를 이제 마트에서 사게 되면 이게 아이스박스에도 넣기도 어렵고 그다음에 어떨 때는 그 플라스틱이 이제 막 이렇게 구겨지기도 하고 아니면 랩이 빵꾸나기도 하고 물도 들어가고 막 불편한 점이 있는데 어느 날 이제 카페에 가보니까 (캔 모양의) 용기에다가 커피를 담아주더라고요. 아 여기다가 삼겹살을 넣으면 어떻겠나… ”
사실 이색적인 패키지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한 사례는 그동안 심심치 않게 있었다. 특히 3년 전쯤에는 매직 모양 음료수, 딱풀 모양 사탕 등이 출시돼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이색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감성이 중시되는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고, 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식품 업계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수많은 유사 제품 속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끌어야 선택받을 수 있기 때문. 삼겹살을 캔 모양에 담았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화제가 된 걸 보면 업계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물론 사 먹느냐 안 사먹느냐는 개인의 선택인데.. 논란의 캔 삼겹살,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