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780] <더 썬> (The Son, 2022)
글 : 양미르 에디터

성공한 변호사, '피터 밀러'(휴 잭맨)는 새 아내 '베스'(바네사 커비)와 결혼해 갓 태어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전처 '케이트'(로라 던)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17살 된 아들 '니콜라스'(젠 맥그리스)가 우울증에 걸려 학교를 중퇴했다고 말한다.
'피터'는 최근 '니콜라스'의 상황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니콜라스'를 자신의 집에 데려오는 것에 동의한다.
'피터'는 자신의 아버지 '안소니'(안소니 홉킨스)와의 끔찍한 관계를 떠올리면서, 자신만은 '니콜라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기를 원했다.
'니콜라스'와 유대감을 가지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터'는 '니콜라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거부한다.
<더 썬>을 연출한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영화 연출 데뷔작 <더 파더>(2020년) 이전부터, 전 세계가 주목하던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였다.
스물넷이라는 나이인 2004년 프랑스의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앵떼랄 리에상을 받았으며, 공쿠르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후, 플로리안 젤러가 쓴 희곡은 일명 '가족 3부작'으로 불렸는데, <더 마더>(2010년), <더 파더>(2012년), <더 썬>(2018년)이 그 작품들로, 가족 해체의 주제를 발전시켜, 정신학적 담론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치매'를 소재로 한 <더 파더>는 영화로 만들어져,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각색상, 남우주연상(안소니 홉킨스)을 받아 화제가 됐다.

<더 파더>로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를 마친 플로리안 젤러가 선택한 차기작은 <더 마더>가 아닌 3부작의 마지막 작품 <더 썬>이 된 것에는 그의 양아들의 영향이 컸다고.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만약 다른 영화를 찍게 된다면 분명 <더 썬>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말해야 하는 이야기였다. <더 파더>가 나왔을 때 이미 내 마음속에 있던 작품이었고 언제든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었다"라고 <더 썬>을 차기작으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감독 자신에게 매우 개인적인 주제이기도 했던 <더 썬>에는, 그의 두 아들 중 첫째인 가브리엘이 프랑스 출신 인턴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엔딩 크레딧에 그의 이름이 언급되어 의미를 더해준다.
그러면서 감독은 "부모로서 나는 자식 앞에서의 무력감을 경험했다"라면서, "그 당시 이런 상황에 빠진 것이 나뿐이라 생각했다. <더 썬>은 이런 감정을 나누고, 치유하고, 또한 수치심과 맞서 싸우는 법을 알려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 파더>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은 작가 크리스토퍼 햄튼도 예술을 통해 정신 건강 문제를 조명하는 것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청소년기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이며, 많은 아이의 인생에서 위험한 순간"이라면서, "이 영화는 일반적으로 청소년의 정신적 문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루면서, 아들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모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휴 잭맨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휴 잭맨이 내가 <더 썬>을 작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배역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나를 설득하고 싶어 했다"라면서, "그의 겸손함과 정직함에 정말 놀랐고 감동했고, 이미 내가 탐구하고 싶었던 감정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언급했다.
휴 잭맨도 "플로리안과 첫 통화를 했을 때부터 평생 잊지 못할 협업이 될 거라는 걸 알았다"라면서, "그는 캐릭터 안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면서도 모든 장면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꿰뚫어 보는 능력이 뛰어나다"라며 감독을 치켜세웠다.
휴 잭맨은 '피터'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니콜라스'가 겪는 정신 건강 문제를 연구했다.
두 번째 결혼의 실제 사례, 즉 첫 번째 결혼의 자녀가 부모의 새로운 결혼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도 살펴보기도 했다.
'피터'는 '니콜라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은 아버지로, 아들을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누구보다 그를 사랑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아들이 자신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고, 최악의 상황에 놓인 것에 대한 죄책감에 오열한다.
'마블 영화'의 대표 캐릭터 '울버린'으로 그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오랜만에 만나는 그의 정극 연기에 빠져들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결혼 이야기>(2019년)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로라 던이 '피터'와 이혼 후, 홀로 '니콜라스'를 키우는 '케이트'로 등장해, 아들에겐 한없는 사랑과 애정을 주면서도 채울 수 없는 허무함을 안고 사는 싱글맘을 연기한다.
로라 던은 "'케이트'는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라면서, "연약하고, 화가 나 있다. 모든 것을 시도해 봤지만, 답이 없다고 느낀다. '케이트'는 힘든 이혼을 겪은 후 지금은 또 다른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피터'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들이 생겼는데, '케이트'는 그런 모든 상황에 너무 많은 슬픔과 죄책감, 혼란, 분노를 느낀다"라고 언급했다.
최근 개봉작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에서 씬스틸러로 활약한 바네사 커비도, 전처가 낳은 아들 '니콜라스'와 남편 '피터' 사이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펼쳐야 하는 '베스'를, 절제심과 우아함을 담아 표현한다.
바네사 커비가 "삶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피터'를 안아주는 장면은 작품의 주요 관람 포인트.
또한, '베스'의 외적인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바네사 커비는 "운동복을 벗지 않았고, 머리도 자주 감지 않았다"라면서, "화려하게 느껴지고 싶지 않아서, 화장은 아주 최소한으로만 했다. 아기를 낳은 친구들로부터 가장 마지막으로 생각하게 되는 게 외모라는 말을 들어서 그렇게 되기를 바랐고, 그런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작품에는 <더 파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안소니 홉킨스가 특별 출연한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이 원작 연극에 나오지 않는 새로운 캐릭터 '안소니'를 추가해 안소니 홉킨스를 캐스팅한 것.
'피터'의 아버지 '안소니'를 통해 안소니 홉킨스는 대물림된 고통에 대한 묘사를 강렬한 눈빛과 아우라로 표현했다.
2023/07/19 메가박스 코엑스
- 감독
- 플로리앙 젤러
- 출연
- 휴 잭맨, 로라 던, 바네사 커비, 젠 맥그라스, 안소니 홉킨스, 휴 콰시
- 평점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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