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 자본시장은] 상전벽해…사라진 코리아디스카운트

권해석 2026. 6. 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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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다가온 코스피 1만포인트…코스피 PBR 0.92배에서 2.69배
6배 오른 삼성전자ㆍ10배 오른 SK하이닉스

상법 개정 등 거버넌스 개편, 투자자 보호 효과

추가 상승 기대감…환율, 금리 인상 우려도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이재명 정부가 4일 출범 1년이 됐다. 불법적인 12ㆍ3 내란에 따른 헌정질서 위기 극복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 대응 등 대외 경제적 충격 해소라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 나간 한 해였다. 특히 국내외 불확실성에 억눌려 있었던 국내 증시는 지난 1년간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됐다. 3000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제 1만포인트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직전이다.

◆상전백해 국내 증시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8801.4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장 중에 8933.62까지 오르면서 1만포인트 도달을 가시권에 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4일 2770.84였던 코스피 지수가 1년 사이에 226.11% 증가했다. 지난해 75% 가량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올해 2배 넘는 108%가 추가로 올랐다. 해외 주요 증시 가운데는 경쟁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상승률 1위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올해 16% 정도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32% 가량 상승했다. 미국과 일본 증시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 상승률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국내 증시를 억눌러왔던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도 이제 옛말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명 출범 당시 0.92배에 불과했던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69배로 뛰어올랐다. PBR은 기업의 장부상 가치를 주가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회사 자산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는 것으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제는 코스피가 장부상 가치의 2배 넘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 구간을 지났다”고 말했다.

◆AI 활황에 거버넌스 개편

국내 증시의 상승의 중심에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활황이 있다.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가가 연일 상승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5만68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일 36만500원에 마감하면서 6배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20만7000원에서 236만원으로 10배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코스피 지수 상승을 국내 반도체 기업 ‘투 톱’의 성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발빠르게 진행된 상법 개정 등 거버넌스(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신뢰 회복이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모든 주주로 확대한 1차 상법 개정과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로 기업 이사회에 일반주주 몫을 늘린 2차 상법 개정으로 투자자 보호가 강화됐다. 올해 자기주식(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도 주주가치가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1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 전개됐다”면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법 개정이 되면서 투자자들이 환호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상승 기대…양극화 우려도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1만포인트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PER(주가수익비율)은 각각 6.4배 수준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10배)이나 엔비디아(21.2배) 등과 비교해 아직 낮다. PER은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의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른 반도체 기업에 비해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국내 경제 현실을 가리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PER은 8.1배로 매우 낮다”면서도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은 11배여서 반도체 보다 저평가 매력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1500원을 넘어서 원달러 환율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국내 증시는 물론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본시장 활성화와 첨단 산업 육성이 성공적으로 작동해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면서도 “앞으로 2% 미만으로 추락한 잠재성장률 반등과 외환시장 안정성 확보 등 거시경제의 기초 체력을 단단하게 다지는지가 중요할 것”고 강조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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