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4천만 원을 넘겨 '회장님 차'로 불리던 국산 대형 세단이 있습니다. 1994년 대우가 야심 차게 내놓은 아카디아인데요. 국산 최초로 3천cc를 넘긴 대형차였지만, 지금은 도로에서 보기조차 힘든 희귀차가 됐습니다.

혼다 레전드를 빌려 만든 야심작
아카디아는 일본 혼다의 2세대 레전드를 기반으로, 상당수 부품을 국산화해 완성한 전륜구동 대형 세단입니다. 당시 대우는 이 차로 그랜저가 장악한 고급차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앞바퀴 굴림이면서도 엔진을 세로로 얹은 독특한 구조가 특징이었습니다.

국산 최초 3.2 V6, 신차값 4,190만 원
심장은 당시 국내 최대 배기량이던 V6 3,200cc로, 최고출력 220마력을 냈습니다. 신차 가격은 4,190만 원으로, 웬만한 집 한 채 값에 견줄 만큼 고가였습니다. 공인 연비는 8.6km/L 수준으로, 힘은 좋았지만 기름은 꽤 먹는 차였습니다.

6년간 1만 대, 비운의 플래그십
야심에 비해 시장의 반응은 냉담해, 1999년 단종까지 6년간 팔린 대수가 1만 대에 그쳤습니다. 그만큼 남아 있는 개체가 적어 지금은 중고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차가 됐습니다. 한 시대를 노렸던 부의 상징이 이렇게 조용히 사라진 셈입니다.

아카디아는 성공한 차는 아니지만, 국산 대형차의 도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입니다. 올드카나 국산차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모델입니다. ※ 중고 시세와 상태는 개체·연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매 전 실차 점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