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사기 당한 뒤 두 딸 살해한 친모에 '징역 12년' 선고

재판부 "자녀들이 스스로 인생 살아나갈 기회 박탈"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지인으로부터 수억원의 사기를 당한 뒤 두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혜선)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9일 오전 2시12~22분께 전남 담양군의 한 도로 위에 차를 주차하고 친자식인 B씨(24)와 C양(17)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인으로부터 약 4억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봐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자녀들을 키울 수 없다’는 비관적인 생각으로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두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재판부는 “딸 중 한 명은 피고인의 계획을 알고 죽기 싫다는 취지의 분명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며 “비록 사기 사건의 피해자로 전 재산을 잃었다는 극심한 절망감에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자들이 스스로 인생을 살아나갈 기회를 박탈한 채 생을 마감한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살해 도구를 준비해 두 딸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점, 또 다른 딸이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피고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등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점,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권고하는 양형 기준의 상한을 다소 초과하는 징역 12년 형을 내린다”고 밝혔다.

강지수 (jisuk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