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보다 나은 것 같은데?" KT, 보쉴리에게 14억 투자한 이유 있었네

3경기 연속 무실점, 17이닝 0자책, 시즌 3승 무패. 케일럽 보쉴리(33·KT)의 성적표다. 지난해 한화 에이스이자 KBO MVP를 차지했던 코디 폰세가 떠오르는 페이스다. 아니, 지금 이 순간만 보면 폰세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다.

KT는 12일 수원 두산전에서 6-1로 완승하며 9승 4패로 공동 선두를 질주했다. 보쉴리는 6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100만 달러(약 14억원) 투자,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메이저리그에선 평균자책점 5.80이었는데

보쉴리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화려하지 않다. 29살이었던 2023년에야 뒤늦게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했다. 2023년 밀워키, 2024년 미네소타, 2025년 텍사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3시즌 통산 28경기 1승, 평균자책점 5.80. 더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그런데 KT는 보쉴리의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믿고 과감히 투자했다. 결과는? 3경기 연속 QS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 유지. KT 스카우트의 안목이 빛나는 중이다.

150km 없이도 두산 타선 요리

이날 보쉴리의 최고 구속은 148km. 시속 150km를 웃도는 강속구 없이도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비결은 매우 빠른 투구 템포와 다양한 구종 조합이다. 투심패스트볼(41구)과 스위퍼(32구)를 주무기로, 체인지업(11구), 커브(10구), 커터(7구), 직구(2구)까지 자유자재로 섞어 던졌다.

두산 타선은 보쉴리의 템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2회 양석환 2루타, 6회 박준순 3루타로 득점권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 타자가 모두 침묵했다. 보쉴리는 위기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적생 듀오 한승택·최원준 맹활약

타선도 보쉴리를 적극 지원했다. 이적생 듀오 최원준과 한승택이 나란히 2타점씩 쓸어 담았다. 3회 한승택이 2루타로 포문을 열면 최원준이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6회에는 장성우 적시타에 이어 한승택이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한승택은 KT 이적 후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허경민도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폰세급 에이스 탄생하나

보쉴리의 현재 성적은 올러(KIA), 배동현(키움)과 함께 리그 다승 공동 1위다. 1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폰세가 한화에서 18승 평균자책점 2.16으로 MVP를 차지했는데, 보쉴리도 이 페이스라면 시즌 후반 MVP 경쟁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KT는 9승 4패로 LG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연패 뒤 2연승으로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보쉴리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버티고 있으니, 올 시즌 KT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