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면 트리플헤더… 전설로 남을 우천중단 204분[초점]

이정철 기자 2023. 9. 1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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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비가 쏟아졌다.

우천 중단이 선언됐다.

하지만 계속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결국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심판진은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우천 중단에 대해 "구단은 심판의 방수포 설치 사인 이후 2분40초만에 방수포를 덮었다. 이후 비가 그친 뒤 방수포 철거 후 심판 측의 정비시간 문의에 '정비에 2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달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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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5회말 비가 쏟아졌다. 우천 중단이 선언됐다. 그런데 204분(3시간24분)간 정비를 했다. 더블헤더가 있었던 날이었다. 선수들은 야구장에서만 하루종일 있었다.

1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 한화의 더블헤더 2차전은 kt wiz의 3–1승리로 마무리됐다. 더블헤더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던 kt wiz는 69승3무54패로 2위를 유지했다.

방수포 덮기 전 이미 물로 가득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 이글스

이날 양 팀은 더블헤더 경기를 벌였다. 맑은 날씨 속에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kt wiz의 7-0 완승으로 끝났다. 이어 더블헤더 2차전 경기도 무리없이 진행됐다.

그런데 5회말 한화 공격 문현빈 타석에서 장대비가 쏟아졌다. 심판진들은 장대비에도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계속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결국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심판진은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중단시킨 시점이 너무 늦었다. 심판진은 최선의 선택을 하기위해 신중하게 우천 중단 시기를 골랐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이미 경기장은 빗물로 가득 찼다. 방수포를 덮어도 복구가 힘들 정도였다.

세차게 퍼붓던 빗줄기는 얼마 후 잦아들었다. 이후 방수포를 걷고 내야 흙 상태를 점검했다. 곳곳에 물웅덩이가 많이 포진됐다. 내야 정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정도라면 우천 노게임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정비 작업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그라운드 정비를 위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기존에 역대 최장 우천 중단 시간 116분을 훌쩍 넘었다. 오후 6시33분 우천 중단 후 오후 9시57분까지 무려 204분간을 소요한 뒤 경기는 재개됐다.

ⓒ한화 이글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우천 중단에 대해 "구단은 심판의 방수포 설치 사인 이후 2분40초만에 방수포를 덮었다. 이후 비가 그친 뒤 방수포 철거 후 심판 측의 정비시간 문의에 '정비에 2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달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심판진은 '그럼 정비를 하라'고 구단 측에 지시했다. 정비를 개시한 지 2시간30분 가량 지난 시점에 심판진이 나와 어느정도 시간이 더 필요한 지 문의했다. 구단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더 필요하다'고 알렸고, 이에 심판진은 다시 정비하라고 통고했다"고 밝혔다.

오후 9시57분 재개된 경기는 오후 11시를 훌쩍 넘겨서 종료됐다. 이날 더블헤더 경기를 위해 오전부터 야구장에 나와 훈련 및 몸을 풀었던 선수들은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이르러서야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하루종일 야구장에 있었던 셈이다. 더블헤더가 아닌 하루에 3경기를 치르는 트리플헤더 수준이었다.

우천 중단 후 2시간 30분 지난 시점에도 아직도 고르지 않은 내야 흙 상태.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이는 앞으로 18일부터 24일까지 7연전을 남겨둔 kt wiz와 한화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9연전 첫 일정부터 너무 힘든 하루를 보냈다.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상이 찾아올 수도 있다. 심판진의 판단이 아쉬운 대목이다.

시즌 막판 우천취소로 인한 잔여 경기 소화로 힘든 일정을 보내고 있는 KBO리그. 시즌 초반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단 한번도 KBO리그 역사에 없었던 최장 우천 중단 시간을 기록했다. 더블헤더였기에 선수들의 피로는 극에 달했다. 너무도 길고 힘든 하루를 보낸 kt wiz와 한화 선수들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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